MTV네트워크 로디 사장 "한국가수 집중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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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이〈채널V코리아〉를 만들면서 한국에 4백만 달러를 투자했다는데 MTV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할 겁니다. 그러나 방송사인 만큼 특정 음반사나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MTV코리아〉채널을 통해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에 주력할 것입니다. "

MTV네트워크 인터내셔널의 빌 로디 사장이 지난 19일 한국 문화시장의 잠재력과 투자포인트를 탐색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MTV네트워크 인터내셔널은 80여개국에서 3억 가구가 시청하는 거대 방송사 MTV네트워크중 미국을 제외한 세계 전지역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문화시장입니다. 젊은이들은 열정적인 음악팬들이고 정부는 해외문화 개방에 적극적입니다. 가요 제작자들이 뛰어난 소프트를 내놓고있는데다 인터넷의 발전과 남북간 해빙 등 환경까지 갖추고 있어 최우선 순위를 두고있는 나라입니다."

MTV는 현재 국내에서 MTV코리아란 명칭으로 m.net(CH27)를 통해 하루 5시간씩 방송되고 있다.

로디 사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m.net를 통해 방송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립채널을 만들고 한국가요를 집중 방송할 계획" 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처럼 미국 팝문화 수출보다는 한국 가요를 세계에 알려 동반 성장을 꾀하는 '윈윈 전략' 이 MTV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MTV네트워크가 주관하는〈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부문을 신설, H.O.T에게 상을 준 것이 대표적인 사례. "올해 들어서는 조성모.신화.클론 등을 MTV아시아 채널에 집중 소개하고 있고 록밴드 '크라잉 너트' 를 '새천년의 새얼굴' 로 선정해 인기몰이에 나섰습니다. "

한국 뮤직비디오의 수준은 세계 일급이라고 추켜세우는 그는 그러나 돈만 많이 쏟아붓는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창조성이 있어야 어필합니다. 화면은 화려하지만 음악성에 개성이 느껴지는 뮤직비디오와 음악은 좋지만 화면이 떨어지는 뮤직비디오 중 고르라면 후자를 방송하겠습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의 국제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한국가수 중에도 명예의 전당에 올릴 인물이 있느냐" 고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국 록의 대부로 불리며 빌보드지 커버스토리로도 다뤄진 신중현이 추천 대상" 이라 답하자 "그의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구해 감상하겠다" 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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