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수학이 미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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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여름. ‘2009 교육개정과정’에 따른 교과서 개편안이 발표됐다. ‘독창성과 배려의 조화를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새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최근 잦은 교육과정 개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지식과 사회적 요구를 교과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교육은 문화의 전달’이라는 본질적인 속성을 고려할 때, 교육과정의 변화를 시대흐름의 속도와 같이함은 당연하다. 현대사회가 시시각각으로 급변함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복잡다양해지는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일 또한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는 것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과거, ‘지식 전달’이 목표였던 교육과정이 오늘날 ‘창의적 인재 양성’으로 그 취지가 변했다. 학력고사를 통해 선발하던 대학입시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 등은 모두 앞서 밝힌 취지와 같은 노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렵고 힘들고 재미없는 과목으로 천대받는 수학이 바로 그것이다. 수학은 ‘정의’에서부터 출발하는 학문이다. ‘정의’란 약속과 같은 의미이고, 흔히들 이야기하는 ‘개념’이다. 수학 용어 중에 기억에 남는 단어가 ‘함수’일 것이다.

‘함수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x와 y가 생각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함수 속에서 살아간다. 아주 간단한 예로, 1개에 1000원 하는 사과를 5개 사고 5000원을 지불한다. 이는 (사과 값[ y ])=(사과 1개의 가격[1000]) (갯수[ x ])이라는 일차함수를 이용한 것이다. 함수란 두 변수 사이의 규칙적인 관계다. 이 때, 두 변수가 x, y이고, 규칙적인 관계를 식으로 나타냈을 때 일차식이면 그게 바로 일차함수다.

2ⁿ(n=5)= 3₂라는 식을 보자. 2를 다섯 번 곱하면 32이고, 이들은 서로 같다. 32 = 2ⁿ(n=5) 과도 동치다. ‘곱셈’과 ‘서로 같다’라는 정의에 의하여 해석한 것이다. 그런데, 32는 22ⁿ(n=5) 하고만 같은가? 32 = 4 × 8 일 수 있고, 4명씩 8조로 구성된 총 학생 수의 의미도 될 수 있으며, 18명의 학생들에게 2개씩 나누어 준 귤의 총 개수가 될 수도 있다. 숫자 32에 담길 수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놀이는 ‘곱셈’과 ‘=’의 정의의 이해만으로도 가능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수학놀이를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가 될 것이다. 또래학습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된 이론이다. 비슷한 사고를 하는 학생들끼리 그들만의 언어로 문제를 설명할 때 그 이해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토론발표 수업이 강조되는 이유다. 실제로 토론발표 수업을 할 때면 아이들의 반짝거리는 눈동자에 열정이 한가 득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도 본인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치열하기까지 하다.

기원전 수학을 오늘도 배우는 것은 그것이 가지는 확실성 때문이다. 교육 방법만이 변했을 뿐이다. 따라서, 새롭게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 양성’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수학학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기존과는 다르게 창의적인 수업과 효과적인 학습법이 필요할 뿐이다. 교육환경의 선택 문제일 뿐이다.

박성정 올림피아드 수학 천안캠퍼스 원장
 

박성정 원장 약력

·前 (주)올림피아드교육 수학교수부장
·前 (주)올림피아드교육 수학교육연구소 부원장
·現 (주)올림피아드교육 천안캠퍼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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