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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타면 물레방아 도는 ‘신기한 놀이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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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포대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기후변화 놀이터에 설치된 자연에너지조합 놀이대에서 시소를 타고 있다. 어린이들이 시소를 타면 일직선상에 연결된 물레방아가 돌아간다.

강릉 경포해변 인근의 경포대초등학교는 학생수 57명의 작은 학교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쉬는 시간이면 기후변화 놀이터를 찾는다. 어린이들은 놀이터에서 페달을 밟아 음악을 듣고, 시소를 타면서 물레방아를 돌린다. 또 다른 어린이들은 또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을 걷거나 빗물정원에서 수생곤충을 관찰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야외 수업도 한다.

 강릉 저탄소 녹색시범도시 안에 위치한 경포대초등학교가 탄소제로화 시범학교로 탈바꿈했다.

 강릉시와 강릉시교육지원청, 강릉생명의 숲은 2년 동안 경포대초등학교를 저탄소 친환경학교로 조성했다. 강릉시교육지원청은 그린스쿨사업으로 30㎾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맑은 날의 경우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이 설비로 감당하는 등 전체적으로 70% 정도를 태양광으로 해결하고 있다. 태양광 가로등도 4개 설치했고, 21㎾ 용량의 태양열 설비로 더운 물을 사용하고 있다. 중앙 현관에는 발생되는 에너지 양을 시간대별로 알 수 있도록 하는 시설도 갖췄다.

 교실 조명은 모두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꿨다. 조명과 컴퓨터 등은 사람이 일정기간 없거나 쓰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꺼지도록 했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창문은 2중창으로 바꿨고, 마루와 외벽도 손봤다.

 강릉시는 기후변화 대응 실천 테마사업으로 453㎡ 규모의 기후변화 놀이터를 조성했다. 이곳은 놀이시설이자 에너지 발생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활용하는 자연에너지 조합 놀이대가 설치됐다. 놀이대는 신호등 켜는 바람개비 자전거, 페달로 듣는 라디오, 물레방아 돌리는 시소, 공중부양 비행기, 태양열 착시 회전판, 화상통화 잠망경 등 8종으로 구성됐다.

 학교 정문 오른쪽 옆으로는 3874㎡ 규모의 생태학습장이 조성됐다. 이곳에서는 산책로와 함께 야외학습장 등을 갖췄다. 강릉생명의 숲은 이곳에 팥배·모과·산딸기나무 등으로 꾸며진 열매 숲과 청단풍·은행·산사나무 등을 심은 단풍 숲을 조성했다. 버드나무가 우거진 버들 숲도 있다. 옥상과 운동장에 설치된 빗물저류조에 모아 둔 물을 활용해 다양한 수생식물과 수생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는 빗물정원도 있다. 빗물은 이 학교 화장실 변기에도 사용된다. 권소희(6년)양은 “학교가 깨끗해진 데다 기후변화 놀이터에서 놀면서도 에너지 발생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 에너지를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포대초등학교는 2012년부터는 강릉생명의 숲과 함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진행할 예정으로 이 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 어린이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한편, 탄소제로화 시범학교 준공식이 27일 오후 이 학교에서 열렸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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