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우 기자의 확대경] ‘똑딱이’ 신명철 보고 전진 수비하다 … 한 방 맞은 SK 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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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우
야구팀장

0-0이던 4회 말 삼성 공격. 2사 1·2루에서 신명철이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를 쳤다. SK 좌익수 박재상과 중견수 김강민이 따라갔으나 타구는 담장까지 굴러갔다. 그사이 2루 주자 최형우와 1루 주자 강봉규가 홈을 밟았다. 아무리 삼성 불펜이 올시즌 평균자책점 1위(2.44)여도 한 점은 불안하다. 두 점 차로 벌리는 강봉규의 득점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점수였다.

 대구구장은 좌우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99m로 국내 구장 중 짧은 편에 속한다. 강봉규의 주력은 보통 수준. 신명철의 타구로 1루에서 달려 홈을 밟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경기 상황이 강봉규의 득점을 만들어줬다.

 신명철은 올 시즌 장타율이 2할7푼2리로 장타보다 단타가 잦았다. 이 때문에 SK 외야진은 안타를 맞더라도 2루 주자를 홈까지 보내지 않기 위해 정상적인 수비 위치보다 5m가량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SK 외야수들은 뒤로 넘어가는 공을 잡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거리를 뛰어야 했다. 또 신명철의 타구는 그라운드에 떨어져 펜스까지 굴러갔다. 펜스플레이로 시간을 줄일 수도 없었다.

 아웃카운트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2사일 때 주자들은 타자의 타격과 동시에 전력으로 다음 누를 향해 질주한다. 타자의 타구가 아웃이 되면 이닝이 그대로 끝나 더블아웃의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강봉규가 쉽게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허진우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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