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컨텐츠 저작권 보호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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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냐, 유료냐? 이것이 문제로다! 출판업체와 음반업체, 영화 스튜디오 등 지구상의 모든 미디어 회사들을 잠 못 이루게 만드는 질문이다.

1790년 6월 1일 저작권법이 최초로 제정되고 9일이 지나, 미국 펜실베니아 연방지법에서는 최초의 저작권 등록 신청이 있었다. 존 베리가 신청한 최초의 저작권 등록은 ‘필라델피아 철자법책(The Philadelphia Spelling Book)’이었다. 이후 다른 도서, 지도, 차트 등에 대한 저작권 신청이 줄을 이었다. 당시 저작권 처리 업무는 단순했다. 누구든 ‘필라델피아 철자법책’을 복사하거나 배포하기 원하는 사람은 베리를 찾아가 허락을 받고 그가 내세우는 조건에 동의하면 되었다.

오늘날 현대 기술과 인터넷은 혁명적인 매체를 창조해냄으로써 아이디어, 일, 유머, 섹스, 미디어 컨텐츠 등 거의 모든 것을 교환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증가하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무료 컨텐츠에 접속할 권리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업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음악, 출판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200억 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라고 한다. 최근에 발표된 또 다른 시장 조사는 무료 액세스는 좀더 많은 무료 미디어에 대한 기대만 부풀릴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료 컨텐츠와 저작권 보호를 받는 컨텐츠 사이의 도덕적 구별이 모호해져가는 것이다.

가치의 문제

논쟁의 요지는 컨텐츠가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함께, 가치가 있다면 가치 사슬에 연결된 모든 사람들이 법을 지키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하는가 하는 문제다.

최초의 저작권법은 본질적으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으로서 만들어졌다. 1790년, 도서, 지도, 도표 그리고 존 베리의 책은 가치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런 가치는 권리를 수반함으로 법에 의해 보호받아야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오늘날 눈부신 기술 진보와 더불어 온라인 정보는 무료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일부의 주장에도 불구, 1790년 저작권법을 태동시킨 초기의 전제는 아직 유효하다. 길모퉁이 책방에서 팔리든 인기있는 웹사이트에서 팔리든 스테판 킹의 책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만약 스테판 킹의 책이나 메탈리카, 비틀즈, 브리트니 스피어즈의 노래가 가치를 지닌 것이라면 작품을 만든 예술가나 컨텐츠 소유자는 자신의 컨텐츠를 보호하고 어떻게 유통될 것인지 결정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컨텐츠에 어떤 가치가 부가되어야 하는지 논쟁에 참여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예술가나 컨텐츠 소유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부여하고 싶은 가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노래나 책을 원할 경우 당신은 그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원치 않으면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컨텐츠 소유자가 결정한 가격에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가격이 떨어지거나 결국 무료가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컨텐츠 소유자들은 원하는 가격으로 작품을 계속 공급할 것인지 아니면 보급을 중단할 것인지 결정할 자유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제는 시간의 검증을 받은 것이다. 레코드 가게나 서점에 들어가 물건값을 내지 않고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건 절도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텐츠 뷔페인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과연 용인되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저작권법이 신기술을 반영하기 위해 바뀌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먼저 1790년 저작권법의 제정 취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10년이 지났을지라도 창조적인 작품과 예술가, 저작자, 출판인들의 권리는 여전히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새로운 컨텐츠를 만든다는 순수한 기쁨만으로 작업에 임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생각에 존 베리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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