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근처 땅 남북정상회담에 '솔깃'

중앙일보

입력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경기도 파주.철원 등 휴전선 접경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지난 4월초 회담 개최 발표 당시 접경지 일대 토지에 대한 구입 상담과 문의가 많았으나 준농림지 건축규제 강화조치로 침체로 빠져들다 이번 정상회담 계기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직 땅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으나 최근 들어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구입문의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호가가 뛰면서 일부 지주들은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자유의 다리 건너편인 파주시 군내면 백련리 일대는 요즘 땅을 사려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아졌다고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문산 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통일촌 주변 건축이 가능한 준농림지가 평당 15만~20만원(호가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두배 정도 올랐다" 고 말했다.

민간인 출입허가 지역인 파주시 진동면 일대 농림지도 평당 4만~5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만원 정도 상승했다.

문산읍 장산.운천리 일대 준농림지는 평당 20만~3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이미 많이 올랐는데도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일부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태인컨설팅 경기북부지사 이용우 이사는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와 내달부터 시행되는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접경지역 지원법 시행령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거래가 이뤄지는 등 파주 일대 토지 시장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끊어진 동해북부선 간성~온정리를 연결하는 신금강산 철도건설 계획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간성역이 있는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일대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간성읍 강원공인중개사사무소의 김인철 실장은 "아직 실제 매매까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최근 들어 땅값이나 매물 정보를 물어오는 전화가 하루 10여통 가까이 된다" 고 말했다.

현재 이 지역 땅값은 외환위기 전 가격을 회복했다.

역사 주변인 간성읍 신안.동호.봉오리 일대 대지가 평당 30만~40만원 선이고 준농림지 도로변 임야는 평당 3만원, 전.답은 평당 7만~8만원 선을 호가한다.

아직은 비교적 싼 편으로 실제 매매가 성사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값이 뛸 것으로 현재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철원군 지역도 아직은 관망세가 많은 가운데 철원선 복원 관련 지역을 중심으로 문의가 늘고 있다.

남북경협과 관련, 물류시설 적지로 거론돼 오다 흐지부지됐던 철원읍 사요.율리리 일대는 정상회담이 가시화된 이후부터 다시 들먹이고 있다. 이 일대 전답 값은 현재 평당 4만~5만원 선이다.

철원역 역사가 복원될 예정인 철원읍 외촌리 일대 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 땅값은 평당 5만~8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이수원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하루 서너통씩은 된다" 며 "역사 주변 외촌리 일대는 지금이라도 땅을 사려는 수요자들은 있으나 땅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땅주인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아 매물은 귀한 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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