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 가수들이 23일(현지시간) 밤 미국 팝 문화의 메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점령’했다. 동방신기·소녀시대·수퍼주니어·샤이니·f(X)와 보아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가 총출동했다.
1만5000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아이돌 그룹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를 지르며 각종 피켓을 흔들었다. 한국말로 “사랑해요”라고 외치는 푸른 눈의 소녀 팬도 적지 않았다. 소녀시대나 동방신기가 공연을 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따라 추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이 공연을 보기 위해 금요일 저녁 뉴욕에 왔다는 제니퍼 군터양은 “유튜브로만 접했던 K-팝 가수의 공연을 현장에서 직접 보니 꿈만 같다”며 “언젠가 K-팝의 고향 서울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소녀시대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든 곡 ‘더 보이즈(The Boys)’를 처음 무대에 올렸다. 이 곡은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가 소녀시대를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다음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음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공연이 펼쳐진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비욘세,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등이 공연한 팝 스타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곳이다. 아시아 가수의 콘서트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메인 공연장인 아레나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공연 티켓은 발매를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거의 매진됐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날 매디슨 스퀘어 가든 주변은 공연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몰려든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 공연도 11시까지 쉼 없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동방신기는 와이어로 몸을 매단 뒤 하늘에서 등장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서울에서 시작해 로스앤젤레스 ·도쿄·상하이·파리를 거쳐온 SM타운의 월드 투어는 이날 뉴욕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