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IM 표준 로비

중앙일보

입력

MS 등 43개 기업으로 구성된 IETF가 인스턴트 메시징에 대한 AOL의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며 연방무역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와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FCC)에 서한을 보냈다.

여러 업체들이 자사의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essaging, IM) 소프트웨어와 AOL의 인기 IM 프로그램이 공동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AOL은 계속해서 거부해왔다. 서한은 다가오는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부가 공개 표준과 공동 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을 지지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서명에는 익사이트@홈(Excite@Home), 후지쯔 미국 연구소(Fujitsu Laboratories of America), 오디고(Odigo) 등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AOL의 여성 대변인 트리시아 프림로즈는 AOL이 IM의 혜택을 가능한 한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하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음을 강조했다.

CMGI의 트라이벌 보이스(Tribal Voice)와 아이캐스트(iCast)는 과거에 AOL에 대한 불만을 정부측에 토로한 적이 있다. 트라이벌 보이스와 MS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자사의 IM 소프트웨어가 AOL의 IM과 공동 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AOL은 번번이 거절했던 것이다.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는 이 달 말 IM 표준안 마련을 위해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AOL은 이전에 이 단체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협력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AOL의 프림로즈는 이런 비난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AOL이 IETF의 연구단체 회의 중 하나만 제외하고는 모두 참석했으며 오는 6월 15일 모임에서 자사의 독자적인 표준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서한은 예정된 AOL의 합병마저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기업이 시장 장벽을 쌓아 고객을 자사 서비스 안에만 묶어두거나 경쟁과 혁신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며 시장에 이점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림로즈는 공동 운용성 문제가 합병 문제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문제가 IETF에 의해 검토되어야 하고 또 IETF가 현재 이 문제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캐스트의 마가렛 헤퍼난 CEO(최고경영자)는 AOL의 IM에 대한 시장 지배력이 지금도 상당히 강한데 합병 후에는 얼마나 더 강화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합병하면 AOL의 IM이 컨텐츠와 연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식 정보는 타임워너가 소유하고 있는 CNNfn에서 얻고 스포츠 정보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에서 얻을 수 있게 된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