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쇼핑몰 최초로 노인 위해 매장에 카펫 깔았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스즈키 히로유키 일본 ‘셈바’ 개발본부장이 ‘롯데몰 김포공항’을 손으로 가리키는 모습을 조감도와 합성했다. 그는 “주변의 자연 경관을 쇼핑몰 내부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요즘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김포공항은 새 단장이 한창이다. 오는 12월이면 대규모 쇼핑레저타운 ‘롯데몰 김포공항’으로 탈바꿈한다. 국제선 주차장이 있던 19만5041㎡(5만9000평) 대지에 지상 9층, 지하 5층 건물이 들어서고 이곳에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호텔·롯데시네마 등 롯데그룹 계열 유통업체와 호텔·영화관이 모두 입점할 예정이다. 롯데자산개발이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쇼핑몰도 생긴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이 복합쇼핑몰 사업 등을 위해 2006년 설립한 회사. 롯데몰 김포공항은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첫 번째 쇼핑몰이다. 자라·H&M·버쉬카 등 유명 브랜드 100여 개의 대형 매장이 이곳에 선보일 예정이다. 쇼핑몰 인테리어는 일본의 유명 복합쇼핑몰 컨설팅업체 ‘셈바’가 맡았다. 최근 방한한 스즈키 히로유키(50) 셈바 개발사업본부장은 “공항을 쇼핑몰로 꾸민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롯데몰 김포공항을 공항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쇼핑레저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을 쇼핑몰로 바꾸는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공항 시설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의 넓은 녹지공간이다. 롯데몰 김포공항은 약 6만㎡ 대지의 쇼핑몰을 약 12만㎡의 녹지공간이 둘러싸는 모양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쇼핑몰 내부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쇼핑몰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살아있는 식물을 매장 안에 곳곳에 배치할 예정이다. 외부에 창문을 내기 어려운 쇼핑몰 구조상 살아있는 식물을 매장에 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롯데몰 김포공항은 나에게도 큰 도전이다. 매장 벽면도 살아있는 식물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다.”

 -중국·일본 항공편과 연결된 쇼핑몰인데 그런 점을 특별히 고려했는지.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넓은 매장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시설과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또 조명을 활용해 쇼핑객들이 자신이 서 있는 곳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쇼핑몰은 ‘트리(tree)몰’ ‘아쿠아(aqua)몰’ ‘어스(earth)몰’ ‘스카이(sky)몰’ 등 4개의 테마로 구간을 나눠, 각 테마에 따라 조명 색상을 달리 했다.”

 -쇼핑몰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용자들의 편의다. 아직도 많은 쇼핑몰들은 이용객들의 편의보다 매장 배치의 효율성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쇼핑몰의 규모가 대형화·복합화되는 추세인 만큼 남녀노소 모두 충분히 오래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롯데몰 김포공항 인테리어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했나.

 “오래 걷기 힘든 고령자를 위해 한국 내 쇼핑몰 최초로 매장에 카펫을 깔았다. 걸을 때 다리가 덜 아프도록 한 것이다. 매장 곳곳에 쉴 만한 곳을 많이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일본에선 이미 많은 쇼핑몰들이 도입한 방식이다.”

박혜민 기자

◆스즈키 히로유키=일본 내 100여 개 복합쇼핑몰을 설계한 일본의 유명 컨설턴트. 대표작으로 일본 서부의 ‘니시야마타 한큐’ 쇼핑몰이 있다. 야구장을 재개발한 이곳은 쇼핑몰 한가운데 대형 주차장을 설치해 쇼핑객의 편의성을 높인 독특한 설계로 유명하다.

롯데몰 김포공항은 …

▶ 연면적 : 30만9090㎡(9만5300평)

▶ 대지면적 : 19만5041㎡(5만9000평)

▶ 규모 : 지하 5층~지상 9층

▶ 주차 대수 : 5000대(롯데몰 3800대, 국제선 주차장 1200대)

▶ 내부 시설

- 백화점 : 지하 2층~지상 5층

- 마트 : 지하 1층~지하 2층

- 영화관 : 지상 1층~지상 5층

- 호텔 : 지상 1층~지상 9층(200실)

- 쇼핑몰 : 지하1층~지하 2층

- 전시관 : 지상 1층 문화센터, 지상 2층 문화홀(300석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