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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첫 계투왕 자리 각축

중앙일보

입력

선발투수의 시원스러운 피칭과 마무리투수의 짜릿함 사이에 끼인 '미들맨' . 그들은 언제나 뒷자리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팬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언감생심 꿈도 안꾼다. 그저 마운드에 오르라면 주저없이 나서는 24시간 '비상대기조' .

그러나 현대와 두산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데는 그 어느 팀보다 막강한 중간계투진이 있다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들의 공로를 인정하기 위해 이번 시즌부터 신설된 홀드(hold)부문에 대한 각축이 치열하다.

이기고 있는 경기를 중간에서 이어받아 마무리에게 넘겨줄 경우 기록되는 홀드기록의 초대 왕좌를 가리기 위해 조웅천(현대).김현욱(삼성).이혜천(두산)이 3파전을 펼치고 있는 것.

지난달 30일 현재 이들은 모두 5홀드를 기록중이다.

29경기 출장으로 8개 구단 투수 중 최다 출전기록인 조웅천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세트업맨. 슬라이더.커브.싱커.체인지업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8색 변화구에 상대 타선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30일 삼성과?경기는 조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에이스 정민태가 4이닝만에 9안타 5실점으로 난타당해 마운드가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전천후 출격기 조웅천은 1과3분의2이닝을 2삼진 무실점으로 구원,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조는 지난해 차명주가 세운 83경기 최다출장기록을 경신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고무팔' 김현욱은 30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녹슬지 않는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상대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노련함이 자랑. 선발투수진에 못지 않은 3.82의 방어율로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이들 사이드암 양대산맥 사이를 뚫고 새롭게 솟아오른 투수가 좌완 이혜천이다.

이는 1백50㎞를 넘는 직구 스피드는 20승을 올릴 당시의 LG 이상훈을 떠오르게 한다.

중간뿐 아니라 마무리로도 제몫을 다해 이미 6세이브포인트를 낚아챈 이혜천은 기교파 위주의 중간계투진에 정통파 투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세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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