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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수의 첫째 덕목은 제구력

중앙일보

입력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두 용병 해리거와 파머의 대결은 제구력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파머는 전날까지 7승2패로 정민태 등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 있던 두산선발진의 기둥이고 해리거는 장문석과 함께 팀내 최다승(5승)을 올리며 LG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투수.

좌완투수이지만 최고시속 145㎞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머는 지난 20일 해리거와의 첫 선발 대결에서는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날은 불안한 제구력때문에 자멸했다.

3⅓이닝동안 10안타, 9실점으로 조기강판한 파머는 기록상 볼넷이 3개에 불과했지만 코너워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이 확연히 구분되다보니 타자들은 전혀 속지 않았고 가운데로쏠린 그의 투구는 난타당했다.

반면 해리거의 손을 떠난 공은 스트라이크 존 네 모서리를 파고들었다.

해리거의 이날 스피드는 140㎞에도 못미쳤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투구에 두산의 강타자들도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최근 7연승을 달리다 2연패에 빠진 파머는 올시즌 62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이 46개, 사사구는 45개로 비슷하다. 그러나 제구력이 뛰어난 해리거는 81⅓이닝을 던져 삼진 56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는 22개에 불과할 만큼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구위만 놓고 볼때 파머의 공이 더욱 위력적일지는 몰라도 제구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31일 현재 성적은 파머가 7승3패 방어율 4.50, 해리거는 6승4패, 방어율 3.10으로 엇비슷하지만 대조적인 투구패턴을 보이는 두 용병 투수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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