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칼럼] 여성 10명 중 4명은 요실금으로 고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김도영
천안 미즈나래여성병원 원장

오줌소태처럼 갑자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워서 화장실에 가는 도중에 찔끔하는 경우, 기침하거나 크게 웃거나 줄넘기할 때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경우 등은 모두 요실금에 해당된다.

40대 초반의 김미선(가명)씨는 10년 전 둘째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후 배뇨 시 아랫배에 통증이 있거나 하복부가 묵직하고 배뇨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친구들을 만나 크게 웃을 때도 부지불식간에 소변을 흘려 당혹스러운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또 최근에는 대인기피증과 우울증까지 경험하게 됐다.

요즘은 젊은 여성들에게도 요실금이 많다. 대한요실금학회 조사 결과 30대 여성의 26%가 복압성 요실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여성의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요실금인 셈이다. 요실금은 여성에게 있어 감기나 축농증만큼이나 흔한 질환이다. 전체성인 여성의 41.1%가 요실금으로 고통 받고 있다.

여성에게 주로 요실금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임신과 출산, 폐경을 꼽을 수 있다. 임신 중 자라난 태아가 임산부의 골반 신경을 압박해 손상을 입거나 출산으로 골반 주변 근육이 찢어지거나 골반 신경이 늘어나면 요실금이 올 수 있다.

또한 폐경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로 말미암아 골반 내 장기가 질 속으로 빠지게 되어 요도괄약근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됨으로써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요실금은 크게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급하게 마려운 경험을 자주 하는 경우, 소변을 잘 참지 못해 화장실에 빨리 가지 않으면 속옷을 적시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큰 웃음, 줄넘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흐르는 것이다. 요실금 환자의 80~90%를 차지하는 대부분은 복압성 요실금에 해당된다.

요실금 증상이 가벼울 때는 약물치료나 케켈 운동, 자기장치료 등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특수테이프를 이용해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근에 많이 시행하는 TOT나 TVT 등의 수술은 완치율이 95%에 이른다.

복압성 요실금 환자는 소변이 차면 오줌이 샐까 걱정하다가 방광 기능 자체가 나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요실금을 내버려둘 경우 세균감염으로 인해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이 더 복잡해지기 전에 조기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요실금 여성 가운데는 성 기능 장애를 가진 경우가 많다. 출산으로 골반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요실금이 온 것이며 이는 성감을 느끼는 데 중요한 질 또한 심하게 이완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요실금 수술과 동시에 질성형 수술, 골반근육재건술 등을 함께 시술하기도 한다.

김도영 천안 미즈나래여성병원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