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대표 장희진 파문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여자수영 국가대표 장희진(14.서울서일중2) 징계파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희진의 올림픽대표 출전권이 박탈된 것과 관련, 교육청이 대한수영연맹의 징계 취소 및 사과를 요구하자 수영연맹과 태릉선수촌은 27일 "교육청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한 채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선수촌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청이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승곤 훈련본부장은 "이번 문제는 학교수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데도 교육청이 개입해 결국 선수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앞서 황수연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은 인천소년체전 개막을 하루앞둔 26일 오후 전국 체육 장학관 모임을 소집, "징계가 취소되지 않으면 입촌중인 서울청 소속 수영선수 4명을 퇴촌시키자"고 결의했다.

수영계는 일단 이번 사태가 연맹과 선수 부모간 입장차에서 비롯된 데도 불구하고 `연맹이 선수 학업을 무조건 방해한다'는 식으로 본질이 왜곡, 확산되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중,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수영대표선수들의 일과는 `오전 6시 기상→8시∼오후 4시 학교수업→오후 5시∼7시30분 선수촌내 훈련→이후 휴식 및 취침'으로 짜여져있으며, 문제가 된 선수 부모의 요구사항은 '학기중 오후 훈련만 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잠을 자겠다'는 것이다.

연맹측은 "선수 부모는 강남의 집이 태릉과 멀어 아침 일찍 딸을 통학시키는 것을 힘들어했다"고 전하고 "연맹이 학교수업을 받지 말라고 했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은 `무지'에서 비롯된 오보"라고 강조했다.

정일청 연맹 총무이사는 "정작 선수 본인은 선수촌 합숙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올림픽을 불과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개인훈련을 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은 물론 효율성에도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부모측은 "학기중 선수촌을 오가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효율성도 떨어져 딸을 데리고 나왔다"고 밝히고 "연맹에 학기말고사전까지 자율훈련을 하겠다며 계획서까지 냈는데 자격정지를 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말했다.

즉 `장희진 파문'은 경직된 사고와 행태에 얽매여 `사소한' 문제를 키운 수영연맹은 물론 사안의 본질도 모르고 감정으로 대응한 교육청과, 연맹과 학부모와의 대립을 중재하지 못한 체육회 등 `어른들'에게 책임이 있는 셈이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체육회와 교육청, 수영연맹은 28일 이번 문제 해결을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인천=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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