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복에 바지바람 분다

중앙일보

입력

요즘 여성패션은 바지가 주도하고 있다.

발목길이의 9부 팬츠 등 다양한 스타일의 바지가 거리와 직장에 넘치고 있다.

백화점 매장마다 스커트보다는 바지 매출이 증가하면서 여성복 브랜드들이 정장까지도 원피스 치마정장보다 투피스 바지정장 품목 수를 늘리고 있다.

◇ 여성패션 경향 초여름을 눈앞에 둔 요즘 9부 팬츠가 여성 패션가를 장악하고 있다. 청담동과 압구정동 등 서울 강남의 고급 패션가에 발목이 드러나는 9부 바지가 젊은 여성들의 나들이 기본 차림으로 뜨고 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차주영 차장은 "1년전만 해도 길바닥을 끄는 긴바지 속에 굽높은 신발로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는 패션이 유행했으나 탤런트 김희선이 장딴지 길이의 크롭트 팬츠를 선보인 뒤 바지 길이가 짧아졌다"고 말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패션 브랜드마다 9부 바지뿐 아니라 7부, 8부 팬츠 등 다양한 길이로 여성용 바지를 선보이고 있다.

소재는 면스판이나 폴리에스테르, 레이온 혼방이나 광택을 내는 산둥실크에 마소재 등이 있으며 신세대들을 겨냥해 구슬이나 리본, 레이스 장식이 달린 진소재도 나왔다.

형태는 발목쪽으로 폭이 좁아지는 세미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고 위아래 폭이 똑같은 일자 통 스타일과 밑에 슬릿(트임)을 넣어 역동미를 가미한 스타일도 나와있다.

색상은 기본적인 흑.백과 아이보리 외에 연한 핑크나 하늘색, 베이지, 카키 등 까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 백화점 매출동향 여성복에서 바지와 치마의 매출 비율이 7:3 정도로 종전의 경향을 뒤집고 있다.
주요 브랜드에서 기획한 패션품목도 바지가 치마보다 두배 정도 많은 추세다.

결혼 예복조차 스커트 정장에서 바지 정장을 찾는 여성이 계속 늘어나 거의 같은 비율로 판매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타임' 매장 관계자는 "여성고객의 40-50%가 9부 바지를 사간다. 스커트나 긴바지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바지 선풍에 힘입어 이와 어울리는 셔츠나 니트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9부 바지 바람은 신발 매장에도 영향을 준다. `탠디' 브랜드 관계자는 "여성 고객 대다수가 9부 바지와 어울리는 지 묻는다"며 "너무 높은 굽보다 5cm 이하의 낮은 굽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고유브랜드로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바니테일러'는 정장류에서 바지정장이 70%를 차지하고 단품류 가운데서는 치마와 바지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 상품개발팀 서덕운과장은 "20-40대 여성들이 스커트 정장보다 바지정장을 선호하는 추세며 바지 단품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9부부터 7부바지까지 다양한 길이가 제안되는 가운데 여름이 다가오면서 마이크로 팬츠(초미니 반바지)도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견 디자이너 배용씨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전문직 여성등을 겨냥한 바지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결혼식장에 여성 하객들이 멋진 바지정장으로 나가도 매너에 어긋나지 않는 시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삼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