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려항공 "미국에 감사" 전하자 네티즌들, "좀 바뀌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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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고려항공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색적인 글이 올라왔다. 고려항공이 "미국 정부에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홍수 구호 물자를 보내준 미국에 감사를 표한 것이다. 북한이 그토록 '철천지 원수'로 생각하는 미국에 대놓고 우호적인 표현을 드러내니 전세계 네티즌들은 의아해하면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사진=고려항공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23일 고려항공은 페이스북에 화물수송기에서 물자가 내려지는 사진 한 장을 올리며 "미국 메릴랜드에서 날아온 칼리타 항공 보잉 747-200B 화물수송기가 일본을 거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며 "우리는 45t 구호 물자를 보내준 미국 정부의 외국 구호 프로그램과 미국 칼리타 항공, 물자를 옮기는데 도와준 직원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전했다.

미국에 우호적인 표현을 하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다소 의아해 했다. "(미국에 감사를 전하다니)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기대에 찬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두 'KOREA'가 통일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계기"라고 적었다. "정치를 배제하고 인류애가 먼저 나온 따뜻한 장면" "보기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음날인 24일 고려항공은 "고려항공 팬페이지(페이스북)는 미국 정부와 칼리타항공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며 전날과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전세계 네티즌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듯 주어는 '우리(we)'에서 '고려항공 팬페이지(Air Koryo fan page)'로 바뀌었다.

한 네티즌은 "북한은 미국을 미워한다고 생각했다"며 의아해 했다. 그러자 고려항공은 "이것은 인도적인 노력"이라며 답글을 올렸다. "남한도 북한에 갈 수 있느냐"는 호기심 섞인 질문에 고려항공은 "물론이다. 비자만 있으면 남한 사람들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며 답하기도 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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