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은행들 돈 줄 "다시 아시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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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위기 및 일본내 금융불안으로 아시아 자금시장에서 발을 빼오던 일본의 대형은행들이 올해 들어 다시 아시아 비지니스를 재개하고 나섰다.

23일 닛케이(日經)금융신문에 따르면 홍콩의 인터넷기업 퍼시픽 센츄리 사이버웍스(PCCW)가 케이블&와이어리스HKT를 1백20억달러에 매수하면서 이달중 은행들로부터 받기로 한 90억달러의 협조융자에 6개 일본계 은행들이 9억달러(10%)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융자에 참가하는 곳은 후지(富士).스미토모(住友).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니혼코교(日本興業).산와(三和).다이이치강교(第一勸業)은행이다.

이들은 당초 30억달러를 제공키로 제의했으나 33개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단내의 교섭에서 배정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태국전력공사(EGAT)가 태국정부의 보증을 받아 외국 금융기관을 상대로 추진중인 2백억엔 규모의 엔화표시 대출에는 일본계 은행들만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홍콩에서는 창지엥(長江)실업 등 부동산 업체에 대한 대형 협조융자에?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의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한 자문기관으로 니혼코교은행이 단독으로 선정됐다.

일본계 은행들은 지난해초 해외조달시 추가로 붙는 가산금리(재팬 프리미엄)가 0%로 떨어지자 유럽지역에서 적극적인 융자에 나서 스미토모.니혼코교은행이 이탈리아의 올리베티에게 텔레콤 이탈리아의 인수자금으로 4억유로(지난해 환율 약5백20억엔)를 대출해주기도 했다.

닛케이는 아시아 지역의 위기가 일단락되면서 일본 시중은행들이 아시아에 대한 대출축소 정책을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99년 12월말 현재 일본계 은행의 아시아 지역 대출잔고는 6백50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24%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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