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 GDP 작년동기 대비 12.8%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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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이 꾸준히 회복되면서 올해 1분기중 우리 경제가 작년 동기대비 12.8% 성장, 지난해 2분기이후 4분기째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금리 정책을 통해 인플레를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8%로 지난해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아직 과열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00년 1분기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대비 12.8% 증가했지만 작년 4분기의 13.0%에 비해서는 신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지난해 1분기는 5.4%, 2분기는 10.8%, 3분기는 12.8%였다.

정정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기준이 되는 98년 4분기(-4.6%)와99년 1분기(5.4%) 실적이 워낙 나쁜데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가 작용했지만 고수준의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분기 대비 계절변동조정 실질 GDP는 99년 1분기 3.1%, 2분기 4.1%, 3분기 3.3%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4분기(2.8%)에 증가세가 둔화된 이후 올해 1분기에는 1.8%로 더 낮아졌다.

정국장은 "계절변동조정치를 감안한 GDP 증가율이 전분기에 비해 둔화됐다는 점에서 경기과열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1분기중 GDP 증가는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 의해 주도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으며 소비와 건설투자의 GDP 증가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과소비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생산부문에서는 반도체.컴퓨터.자동차 등의 내외수요가 뚜렷한 호조를 보여 제조업 생산이 23.0%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11.7% 늘었다.

수요면에서는 설비투자가 63.6% 증가하고 민간소비가 11.2% 늘어난 가운데 상품수출이 28.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신장세가 확대, 수요면에서 성장을 주도했다.

생산.소비측면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제조업 생산이 GDP를 7.5% 포인트 끌어올렸으며 수요의 성장기여도는 수출이 11.7% 포인트, 설비투자가 6.7% 포인트였다.

한편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말 GDP 수준을 100으로 할때 99년 3분기는 103.7, 99년 4분기 106.3, 올해 1분기 113.4를 각각 기록,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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