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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의 길] 삼성은 경기, 현대는 경복초등 ‘공부하는 물’이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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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재계 3세의 교육과정을 보면 이른바 ‘이재용 코스’가 정형화된 듯하다. ‘사립초→국내 명문대→해외 MBA→계열사 입사’의 패턴이 두드러졌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후계자 양성’ 차원의 전략적인 교육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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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가 재계 50대 기업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재계 3세 52명의 입사 전 교육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립초→국내 명문대→해외 MBA→계열사 입사’ 코스가 일반적이다. 분석 대상자 대부분이 경기, 경복 등 사립초등학교를 거쳐 ‘SKY’로 불리는 국내 명문대에 입학했다. 이어 조사 대상의 85%가량인 44명이 미국 하버드대 등 해외 대학에서 MBA 과정등을 거치고 돌아와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고등학교는 경복·보성 출신 많아… 재계 3세 52명 중 28명이 MBA

정통 엘리트 교육과정을 거쳤다 하여 명명된 ‘이재용 코스’를 걷고 있는 것이다. 재계 3세들의 학교 교육과정이 많이 겹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후계 양성교육이 어느 정도 정형화됐다는 것을 말한다.

재계 3세들의 첫 학교는 서울의 명문 사립초등학교다. 출신 초등학교가 파악된 15명 중 경기초등 출신이 8명, 경복초등이 5명이었다. 재계 안팎에서 ‘경기초등 인맥’ ‘경복초등 인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별로 선호하는 초등학교가 다른 것도 특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세 남매는 모두 경기초등을 나왔다. 대한항공의 조현아 전무, 조원태 전무도 경기초등 출신이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과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장, 조현상 효성 전무도 같은 학교 출신이다.

평준화 이후 초등학교부터 인맥 형성
1965년 개교한 경기초등학교는 리라·경복초등학교와 함께 서울의 3대 명문 초등학교로 꼽힌다. 재계 인사 외에도 전 대통령 일가가 눈에 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이 학교를 졸업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만씨도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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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인사 자제들이 많이 다니는 영훈초등학교는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영어권 출신 교사를 채용해 전 학급에 한국인 담임과 외국인 부담임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재만씨는 조현상 전무와 초등학교는 물론 청운중, 경복고, 연세대까지 같이 다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도 이 학교를 나왔다.

경복초등학교 출신도 만만치 않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경복초등 출신이다. 조사 대상은 아니지만 정 부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 삼성그룹과 한진그룹이 경기초등을 선호했다면 현대 일가는 경복초등을 선택한 셈이다.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과 이태성 세아홀딩스 이사보,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도 경복초등 동문이다.

재계 3세들 사이에서 초등학교 인맥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인 1970~80년대는 중·고교 평준화가 시행되면서 딱히 ‘중·고교 인맥’이라는 것을 형성하기 어려웠다.

사립초등은 다르다. 부모가 학교를 고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소위 명문 초등학교에 유력 인사 자제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평소 알고 지내던 부모를 통해 서로 끈끈한 인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성인이 된 뒤 비슷한 또래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재계 3세에게 초등학교 네트워크는 각별한 의미가 있어 연락을 이어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재계 3세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어떤 학교에 보내고 있을까? 최근엔 영훈초등학교가 대세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도 유명한 이 학교는 1965년 개교한 이후 매년 사립초등학교 경쟁률 1, 2위를 다툰다. 하교시간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인근을 가득 메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교육비는 대학 수준이다. 영훈초등의 수업료는 2010학년 기준 분기당 170만원 정도다. 입학금 100만원은 별도다. 연간 4회 수업료에 특기·적성비, 스쿨버스비 등이 추가되면 1년 교육비는 1000만원에 가깝다. 그것도 학교에 내는 정규 교육비만 따진 것이다.

하지만 재벌가 등 유력 인사들에게 이 정도 돈은 아깝지 않다. 차별화된 교육수준이 ‘돈’값을 충분히 하기 때문이다. 영훈초등은 1990년 중반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했는데, 원어민 교사와 한국 교사 비율이 반반이며 수업의 절반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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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등 전통 명문고 지고 ‘외고’ 각광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출신 중학교가 파악된 14명 중 청운중학교 4명, 예원학교 출신이 3명이고, 구정중과 보성중이 2명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조현상 효성 전무 등이 청운중 선후배 사이다.

이재용 사장은 청운중에서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을 만났다.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김재열 부사장과 동생 이서현 부사장의 만남은 이재용 사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1972년생),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1973년생),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1974년생)는 예원학교 동문이다. 이들은 다시 서울예술고등학교에 나란히 입학해 선후배 관계를 이어갔다. 그룹에서 디자인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예원학교·서울예고 동문인 것이 이채롭다.

고등학교에 이르면 어느 정도 학맥이 드러난다. 경복고·보성고의 강세 속에 외고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출신 고등학교가 파악된 38명 중 경복고가 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보성고 6명, 휘문고 3명, 서울예고 3명 순이다.

경복고 출신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눈에 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사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대표 사장 등 현대가 3세들도 이 학교를 나왔다. 또 구본진 LG패션 부사장과 구본혁 LS 사업전략 부장,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 조현상 효성 전무가 경복고 출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조현상 효성 전무는 경기초-청운중-경복고로 이어지는 선후배 관계다.

보성고는 GS 일가와 두산, 효성 일가 3세들이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과 허용수 GS 전무, 허준홍 GS칼텍스 부장이 이 학교를 졸업했고,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과 박석원 두산엔진 상무도 동문이다. 효성에서는 조현문 부사장이 이 학교를 나왔다. 휘문고 또한 재계 3세 인맥이 강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필두로 허세홍 GS칼텍스 전무,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가 이 학교 출신이다.

재계 3세의 고교 학력에서는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비평준화 시절 각광받던 학교 중 경복고, 보성고가 명맥을 이어나가는 반면, ‘외고’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원외고, 이화외고, 대일외고, 한영외고 등 외고 출신은 6명으로 나타났다. 전통의 명문이 지고, 외고라는 ‘신 학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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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세에게 MBA 과정은 이제 필수가 됐다. 서울대 MBA과정 수업 장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 설윤석 대한전선 부회장 등이 대원외고를 졸업했다. 허윤홍 GS건설 부장은 한영외고,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대일외고,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는 이화여자외고 출신이다. 미리 외국 유학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외고에 보내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일찌감치 자녀를 유학보낸 경우도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차장 등 한화그룹 3형제는 미국 뉴햄프셔주의 세인트폴고등학교를 나왔다. 조현준 효성 사장도 이 학교 출신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미국 마리안고등학교를 다녔다.

차세대 리더들의 대학시절을 살펴보면 학부 과정에서 비교적 다양한 전공을 했다. 아버지대에선 경영학이나 회계학이 주류를 이뤘다면 고고인류학에서 환경생태공학, 응용미술학 등 전공이 다양해졌다. 다변화되는 사회에서 굳이 대학에서까지 경영학 이론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학 전공 다양, 해외 대학 선택도
국내에서 대학을 마친 33명 중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을 나온 경우가 25명으로 단연 많았다. 연세대 10명, 고려대 8명, 서울대 7명 순이다. 한양대, 이화여대가 2명씩이고, 서강대와 한국외대, 국민대, 인하대 출신도 있다.

이들의 전공을 보면 경제·경영학이 11명으로 여전히 많지만 전체 전공의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신 역사학(4명), 미술학(2명), 심리학, 아동학, 교육학 등 선택이 다양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대학 전공 선택 일화는 유명하다. 그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선택한 데는 할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선대 회장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경영 이론도 중요하지만 인간을 폭넓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교양을 쌓는 학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은 유학 가서 배우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 사장은 이를 따랐다는 것이다.

고교 졸업 후 미국 등 외국 대학에 입학한 경우도 많다. 52명 중 19명이 고교 졸업 후 국내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외국 대학을 선택했다. 아버지 세대에서 넷 중 한 명이 해외에서 학부를 마친 것에 비하면 비율이 꽤 늘어난 것이다. 유학 국가는 미국이 압도적이다.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는 서울예고 졸업 후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 들어갔다. 최근 재계 딸들의 격전지인 고급 베이커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차녀 장선윤 호텔롯데 자문은 하버드대 심리학과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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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SK 대표 수석 부회장(신일고-브라운대 물리학),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경복고-브라운대 경제학), 구광모 LG전자 차장(영동고-로체스터공대), 허용수 GS 전무(보성고-조지타운대 국제경영학),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서울예고-코넬대 호텔경영학), 김남호 동부제철 차장(경기고-웨스트민스터대 경영학), 이해욱(경복고-덴버대 경영통계학) 등도 같은 경우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세 자녀는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부했다.

대부분 미국 명문대에서 MBA
전공에 상관없이 재계 3세들 중 MBA를 따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대상 52명에서도 나타나듯,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의 상당수가 대학 졸업 뒤 해외에서 경영학을 다시 배웠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온 뒤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친 이재용 사장이 대표적이다.

재계 3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대학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다. 유학길에 오른 44명 중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를 나온 사람이 8명씩이었다. 다음은 뉴욕대 4명, 브라운대 4명 순이다.

제계 3세 분석 대상자 52명 중 절반 넘는 28명이 MBA 학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특히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은 재계 3세들에겐 ‘대세’인 셈이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MBA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다시 하버드대에서 MBA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최재원 SK 대표 수석 부회장도 브라운대(물리학 학사), 스탠퍼드대학원(재료공학 석사)을 거쳐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다. 이재용 사장과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문인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는 하버드 MBA에서 다시 이 사장과 동문의 연을 이었다. 고(故)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부장도 이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은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땄다. 허세홍 GS칼텍스 전무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세 자녀 중 장녀 현정담 동양매직 상무와 장남인 현승담 동양종금증권 부장도 스탠퍼드대 MBA 출신이다.

두산 오너 4세는 ‘뉴욕대 학파’로 분류된다. 학부나 대학원 과정을 미국 뉴욕대에서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두산 오너 4세 임원 8명 중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을 비롯해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박태원 두산건설 부사장, 박석원 두산엔진 상무 모두 뉴욕대 MBA출신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이 이들에게 뉴욕대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 경영을 표방하는 오너 일가로서뿐 아니라 학교 동문으로서도 끈끈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진원 부사장과 박석원 상무는 부친인 박용성 회장과 같은 뉴욕대 MBA 출신으로 부자가 모두 같은 대학원 동문이다.

오너 4세 중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보스턴대 MBA, 박형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조지워싱턴대 MBA, 박인원 두산중공업 상무는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두산그룹 오너 4세는 대부분 미국 명문대 MBA 출신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샌프란시스코대 MBA를 거쳤다. 조원태 대항항공 전무는 부친 조양호 회장의 권유에 따라 미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나온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MBA를 땄다. 효성의 조현문 부사장은 서울대, 이우현 OCI 부사장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이태성 세아홀딩스 이사보는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전경련의 한 임원은 “오너 일가가 MBA를 선호하는 것은 경영 전반에 대한 이론적인 토대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혹여 생길 수 있는 자질 문제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다”며 “유학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계 2세는 아무래도 창업 회장과 동업자 관계에 가까워 따로 대학에서 경영학 공부를 할 시간이 없었지만 3세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장기 계획 아래 글로벌 인재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해외에서 글로벌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실전에서도 잘하라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MBA vs 스탠퍼드 MBA

대한민국 재계 3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은 미국 동부의 사학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중 최고로 꼽힌다. 2008년 100주년을 맞았다.

이 대학원은 훌륭한 MBA 프로그램, 우수한 인재 선발, 최상의 캠퍼스 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다른 학교와 차별화를 둔 다양한 사례 연구가 강점이다.

HBS의 인맥은 화려하다. 제프리 이멀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멕 휘트먼 전 이베이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 릭 왜고너 전 제너럴모터스(GM)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이 대학 MBA 출신이다. 재계 외에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 정치권에서도 동문 파워가 강하다.

학생들은 2년 동안 매일 하루에 세 번 사례 연구 수업을 수강해야 한다. 이 수업은 필기시험 이상으로 중요하며 교수들은 수업에서 학생들의 성과와 공헌도를 평가한다. 수업 시간에 수많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 요인들을 분석하면서 학생들은 분석 능력과 미래 경영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 나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한복판에 위치한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은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혁신가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대학 졸업생이자 미국 31대 대통령이었던 허버트 후버에 의해 구성된 캘리포니아 경영자 그룹이 1925년 설립했다. 후버는 경영학 교육을 위해서는 동부로 가야 한다는 정설을 뒤엎고 미시시피 서부 지역에 첫 MBA를 세웠다.

스탠퍼드대학은 개척정신이 넘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대학 MBA 교수들은 기업가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문제를 항상 모색하며,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창의적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 대학원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업에선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스탠퍼드대 MBA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하버드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 MBA에 진학했다. 나이키의 필립 나이트 창업자 겸 회장도 여기 출신이다. 인도의 억만장자 벤처사업가인 코슬라는 스탠퍼드대 MBA 과정을 마치고 1982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공동 창업했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MBA는 모두 2년 과정의 풀타임 프로그램만을 제공한다.

조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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