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외국기업 선호 4위 … 숭실대 평판도 9계단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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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정성 들여 가르치고 있으니 취업의 문을 더 열어주세요.”

 지난 추석을 앞두고 경북대 함인석(60) 총장은 전국의 기업 임원 500여 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의 호소는 기업 임원만 대상이 아니다. 학교 진학지도 교사들에게도 “우수한 학생들을 경북대에 보내 달라”고 간청했다. 학교가 좋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학교도 나아질 수 있다” 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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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정성과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것일까. 경북대는 올해 2011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평판·사회진출 부문에서 지난해(15위)보다 높은 12위를 기록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와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의 호감도가 올라간 것이다. 특히 특성화 대학(KAIST·포스텍)을 뺀 지방 소재 대학 중 정부기관·기업의 평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한 듯 취업률도 함께 올랐다. 지난해 31위(53.8%)에 머물던 취업률은 올해 19위(57.8%)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평가에서도 기업 선호도 등 평판도가 높은 대학은 대부분 취업률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재학생 수 1만 명 이상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위(68.7%)인 성균관대는 대기업이 뽑고 싶은 신입사원 출신 대학 2위를 차지했다. 한양대는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50명)가 뽑고 싶은 대학 2위에 올랐다. 한양대 역시 올해 취업률(61.1%)이 지난해(57.8%)보다 좋아졌다. 서강대는 외국계 기업의 채용 선호도가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올해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오른 학교는 숭실대였다. 지난해 34위에서 25위가 됐다. 정부기관·기업의 채용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매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대학’ 순위(24위)도 지난해(36위)보다 향상됐다. 가톨릭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취업률 상승(49.8%→54.6%)에다 평판도 순위 상승(36→28위) 효과가 함께 나타났다. 가톨릭대는 특히 금융기관 인사담당자들의 선호도 상승(44→27위)에 힘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헤드헌터(50명)를 대상으로 한 평판도 조사에서 서울시립대는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3위로 뛰어올랐다.

 수도권 지역 인사담당자·고교 관계자 등이 선호하는 지방대학 명단도 이번 조사에서 나왔다. 경북대·전북대는 각각 15위·28위로 전년도에 비해 순위가 올라간 반면 부산대는 낮아졌다. 지방 사립대 중엔 영남대가 수도권 지역 응답자에게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학지도 교사들의 평가는 인사 담당자들과 차이가 났다. 경기도의 한 진학지도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학 상담을 할 때 기존의 선호도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대행한 리서치 업체 R&R의 배종찬 수석연구원은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들은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률=2월과 8월 졸업자 가운데 군입대자·대학원 진학자 등을 제외한 취업자 비율을 말한

정부·기업 인사담당+교사·교장 1050명 설문

평판·사회진출도 평가 어떻게

평판·사회진출도는 설문조사와 취업률로 이뤄져 있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R&R이 전국 인구 규모를 감안해 조사 대상 1050명(국내외 기업과 정부기관 인사담당자 750명, 고교 진학지도 교사·교장·예술계 단체 대표 등 300명)을 샘플링했다. 설문은 두 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했다. 기업과 정부기관 인사담당자는 채용과 관련해, 고교 관계자 등은 입학 추천 등에 관한 설문에 각각 응답했다. 응답자가 자신의 출신 대학에 체크한다면 이 점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취업률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취업자만 대상으로 조사했다.

◆평판·사회진출도(70점)=▶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10) ▶업무에 필요한 교육이 제대로 돼 있는 대학(10)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대학(10) ▶입학 추천하고 싶은 대학(10) ▶기부하고 싶은 대학(10) ▶국가나 지역사회에 기여가 큰 대학(10) 이상 설문조사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연계 취업률(10)

대학평가팀=강홍준 차장(팀장), 최선욱·강신후 기자
교육팀=김성탁·박수련·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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