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이사하기 <상> 홈플래너

중앙일보

입력


주부들은 이사 한번 하면 몸살이 난다. 이사업체 선정과 청소, 수리, 생활용품 구입, 주소 이전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고 챙겨야하는 일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를 좀더 합리적이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정봉순(40·도봉구 방학동)씨는 최근 이사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1월 20일로 이삿날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좁게 느껴졌던 차에 때마침 친정아버지가 전세로 살고 있던 아파트가 매물로 나와 그 집을 사서 이사하게 됐다. 친정아버지는 다른 동네에 있는 자신명의의 집으로 옮긴다. 친정아버지의 이사준비도 함께 거들어야 해 정씨는 동시에 두집의 이사를 한꺼번에 준비하는 셈이 됐다.

결혼 후 지금까지 거의 2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이젠 준 전문가가 됐을 만도 하건만, 정씨는 “이사할 때마다 힘들어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새집을 찾기 위해 부동산에 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집 규모를 키우며 이사하다 보니 대출받는 것도 만만치 않게 손이 가는 일이었다. 특히 금융기관별로 제시하는 대출상품이 다 달라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집안 살림이 다치지 않도록 ‘잘하는’ 이사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어려웠다. 돈을 아끼겠다는 생각에 예전에는 무조건 값싼 곳을 고르고, 포장도 직접 했다. 정씨는 “그렇게 2번 이사를 한 후에야 비로소 ‘비용을 줄이는 것만이 잘하는 게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시간적, 육체적으로 무엇이 효율적인 건지 따져보게 됐다”고 말했다.

쉽고 똑똑한 이사법 제시하는 홈플래너

정씨는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홈플래너정효선씨를 만나게 됐다. 그는 통인익스프레스의 자회사 ‘㈜마음까지 통하는 사람들’ 소속으로, 이사 전반에 필요한 일들을 두루 살피고 해결해주고 있었다.

정효선씨는 봉순씨의 고민을 듣고 난 후 먼저 대출 상담사를 소개했다. 대출 금액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금리로 운용하는 상품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었다. 대출상담사는 봉순씨의 현재 재무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꼼꼼히 확인한 후, 봉순씨가 혼자 알아봤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대출 상품을 소개했다. 봉순씨는 “첫 번째집을 구할 때 부동산중계업소의 소개로 제2금융권의 대출상품을 선택했다가 이율이 높아 후회했었다”며 “이번엔 제1금융권에서, 그것도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조건으로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집 등기를 할 때도 정효선씨의 도움이 컸다. 그가 회사와 제휴되어 있는 법무사를 소개해줘 수수료의 30%를 할인 받을 수 있었던 것. 봉순씨는 “홈플래너의 도움으로 오히려 돈을 번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젠 이사업체 선정과 인테리어, 교체해야할 가전제품 구입 문제를 해결할 차례였다. 정효선씨는 “무조건 저렴한 것만 찾는 것은 좋지 않다”며 “예산 안에서 항목별로 어떻게 쪼게 쓰느냐에 따라 만족스런 이사가 될 수도, 후회하는 이사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부분에는 비용을 많이 할당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줄이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특히 이사업체, 청소업체를 고를 때 싼 업체만 찾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보험처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 파손시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포장이사의 경우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고급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문가의 인테리어·홈스타일링 서비스

집을 사서 들어오니 생각보다 고쳐야 할 곳도 많고 인테리어 비용도 만만찮았다. 특히 봉순씨는 “두 딸이 쓰는 방을 예쁘게 꾸며주고 싶다”며 “아이들이 사용할 침대를 놓고 싶은데 공간 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때 정효선씨의 홈플래너로서의 활약이 시작됐다. 회사와 계약된 전문 시공업체에게 도배 장판과 베란다 공사, 아이방 리모델링 견적을 의뢰했더니 각각 개별적으로 공사하는 것보다 50~70만원 정도 할인된 비용이 나왔다. 아이방의 경우도 전문 컨설턴트가 봉순씨의 취향을 반영해 몇 가지 시안을 제시했다.

인테리어 방향을 잡자 그에 맞춘 가구와 가전제품도 쉽게 선택할 수 있었다. 특히 이사하면서 적립된 포인트로 가전제품도 구매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소소하게 신경 쓰였던 주소 이전 문제도 정효선씨가 사전에 처리해줬다. 정봉순씨는 “혼자 준비할 땐 몰랐던 정보들을 챙겨주고, 또 여러 부분에서 할인 받을 수 있는 길을 알려줘 효율적으로 비용을 쓸 수 있었다”며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이사 갈 날만 기다리면 된다”고 웃었다.

▶ 문의=1666-7924

[사진설명] 홈플래너 정효선씨(오른쪽)가 정봉순씨에게 이사 후 변화하게 될 집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