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추적]김연아에 이어 허재까지 중국기자의 무례에 당했다. 中네티즌 "예의없다"며 적반하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중국 youku 캡처

국내 스포츠계에 대한 중국 기자들의 무례함이 도를 넘을 대로 넘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에 이어 이번엔 농구 국가대표팀 허재 감독이 당했다.

24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열린 제26회 아시아 남자농구 선수권 대회 중국과의 준결승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43-56으로 중국에 패했다. 경기 이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고 허 감독에게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시작됐다.

그런데 중국의 한 기자가 대뜸 '허 감독이 현역 시절 유명한 3점 슈터였는데 오늘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은 오늘 왜 3점슛 성공률이 낮았냐'며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허 감독은 잠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이내 "중국의 수비가 뛰어났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또 다른 중국 기자가 "경기 전에 '중국 홈경기여서 판정이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 오늘 결과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허 감독은 어이없는 듯 답변을 하지 않았다.

슬슬 화가 나는 듯한 허 감독에게 이번엔 다른 기자가 기름을 부었다. "중국 국가가 나오는데 한국 선수들은 왜 움직였는가"라고 질문한 것이다. 자국의 국가가 나오는데 감히 한국 선수들이 왜 움직였느냐는 투였다. 경기와는 상관이 없는 질문들이 쏟아지자 허 감독은 분노가 폭발했고 "뭘 그런걸 물어봐. 말 같지도 않은걸"이라며 욕설을 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회견장에 있던 중국 기자들과 관중은 허 감독에게 "우~"하는 야유를 보내며 "Go back home"이라고 외쳤다.

예전에 김연아도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중국 기자 때문에 당황한 적이 있다.
지난 4월 중국 CCTV5는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김연아와 인터뷰를 하면서 대뜸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었다. 경기와 관련한 답변을 이어가던 김연아는 갑자기 주제와 어긋난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 김연아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뭔 소리야"라고 말했다. 스포츠 선수로서 받을 질문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당시 이 영상은 국내외 인터넷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사적인 질문을 스스럼없이 하다니 무례하다" "스포츠 기자인지 연예기자인지 모르겠다"는 비난 글이 잇따랐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번 허 감독의 행동에 대해 "한국이 예의를 모른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나오고 있다. 허 감독의 영상이 올라온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등에는 허 감독을 비난하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행동이 바로 조선인의 습성"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한국 감독이 중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네티즌들은 "욕설을 하며 자리를 떠난 것은 잘못일지 몰라도 안하무인격의 중국 기자들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한 나라의 대표팀 감독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니었다"며 맞서고 있다.

김진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