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린다 김 첫만남 96년 3월보다 훨씬 이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양호(63)
전 국방부장관은 린다 김을 1996년 3월 처음 만났다고 밝혀왔다.

당시는 백두사업 납품업체 선정 마무리 단계였으며, 그는 대통령 최종결재 3개월 전에 장관 결재만 해줬을 분 린다 김이 백두사업 로비에 성공하는데 사실상 기여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전장관은 린다 김과 만난 시기와 경위·장소·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녀와 두차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백두사업에 별로 도움준 사실이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팀이 당시 국방부 관계자와 백두사업 추진 실무자·군사전문가 등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이전장관의 주장은 신뢰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장관 린다 김이 처음 만난 시점은 96년 3월보다 훨씬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린다 김이 당시 이장관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는 작성일이 95년 연말 혹은 96년 연초라는 사실을 밝혀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 있다.

취재팀은 이전장관에게 지난 5,6일 인터뷰때 이 편지를 보여줬으며, 이전장관으로부터 '린다 김이 내게 보낸 것"이라는 확인을 받았다.

린다 김을 처음 만난 것은 96년 3월이라는 이전장관의 발언이 거짓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또 편지의 내용으로 미뤄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6년 초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며, 모종의 사연으로 한동안 접촉을 하지 않다가 95년 말께부터 다시 편지를 주고 받는 등 접촉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취재팀은 이전장관과 인터뷰 이후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확인을 요구했으나 이전장관은 "몸이 아파 취재에 응할 수없다'며 거부했다.

또 린다 김을 이전장관에게 소개해 준 정종택 전 환경부장관은 "내가 린다 김과 이씨가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은 96년 3월이 맞다. 나는 그때 두사람이 처음 만난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정씨 역시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린다 김과 이전장관이 정씨를 감쪽같이 속였던 것인지 관련자드의 해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