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차세대 이통 선정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영국 정부가 지난달 27일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면허공매를 통해 사업권자를 최종 선정한 가운데 낙찰업체인 브리티시 텔레콤(BT)과 원투원(One2One) 등이 영국 정부를 상대로 잇따라 이의를 제기, 차세대 이동통신사 선정에 따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BT는 9일 영국 정부가 낙찰 업체들 가운데 보다폰 에어터치와 오렌지에만 대금지불시한을 연장해 준 것과 관련, 형평성을 문제삼아 영국 고등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BT는 성명에서 정부가 과연 그런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사업면허 취득권자들이 대금을 동시에 지불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떻게 보장할것인지 법원이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한마디로 BT의 입장은 영국정부가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낙찰업체들이 유사한 일정표에 의거, 동일한 조건하에서 대금을 지불하도록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도이체 텔레콤의 계열사인 원투원(One2One)도 영국 정부의이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2개월여를 끌어온 영국의 제3세대 이동통신(3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매는 지난달 25일 경매 일시중단을 신청했던 미국 케이블업체와 프랑스 텔레콤의 합작사인 NTL 모빌이 경매 재개와 동시에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영국내 4개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과 미국.캐나다 합작사로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 그룹의 지원을 받는 TIW등 5개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공매의 총규모는 352억9천만달러에 달했고, 영국 정부는 공매를 통해 당초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액수의 5배가 넘는 224억8천만파운드(44조9천600억원)를 벌어들였다.

가장 입찰액이 컸던 사업면허는 B면허로 영국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 에어터치가 59억6천만파운드를 써냈고 가장 강력한 전파를 가진 A면허는 43억8천만파운드를 써낸 외국업체 TIW에게 돌아갔다.

영국 기간통신망 사업자인 브리티시 텔레콤(BT), 원투원(One2One), 오렌지(Orange) 등 3개사는 C,D,E면허에 각각 40억파운드를 약간 넘는 금액을 써내고 낙찰을 받았다. 이번 경매를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 프랑스 텔레콤은 보다폰이 매각해야 하는 오렌지를 인수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면허를 따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는 독일 만네스만사가 인수했던 업체이나 보다폰이 만네스만을 인수했기때문에 매각이 불가피한 상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보다폰과 오렌지 등 두업체에 대해 오렌지의 매각 진척상황에 따라 대금 지불시한을 최고 36주간 유예해 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매각된 5개의 차세대 이동통신사업면허는 유니버설 이동통신 스탠더드(UMTS)라는 기술에 의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으로 인터넷 접속, e-메일, 단말기를 통한 비디오 서비스도 가능하다. 입찰금액은 처음에 절반을 납입하고 나머지는 면허기간인 향후 20년간 분할 납부하도록 돼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통신업체인 부이그 텔레콤은 영국의 이같은 공매 후유증을우려한 듯 "프랑스가 공매를 통해 3G 선정에 나설 경우 입찰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높은 비용을 부담시켜 결국 시장전체에 큰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이그 텔레콤은 프랑스 3대 이동전화업체들중 가장 소규모로 금년말께로 예상되는 프랑스 UMTS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