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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 위기 후폭풍 … 소형·전기차가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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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람보르기니의 가야르도 LP 570-4 수퍼 트레페오 스트레달레(左).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부가티 베이런의 한정판 모델인 로블랑(右). [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시스]


‘전기차’ ‘소형차’ ‘유럽’.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전시장)에서 개막한 제64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의 주제는 이처럼 세 단어로 요약된다. 전기차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었고, 유럽의 완성차 메이커들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독일 dpa통신은 “유럽의 재정위기로 완성차 업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연비가 높은 다양한 도심형 소형차를 들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편화된 미래’를 표어로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32개국에서 1012개의 완성차 메이커와 관련 업체가 참가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차(월드 프리미어)만 89종에 달한다. 절반이 넘는 45개가 독일산이다.

한국GM 쉐보레 아베오 1.3L 디젤.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이번 모터쇼를 유럽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을 짰다. 현대차는 1.6L 휘발유 엔진과 디젤 엔진을 얹은 준중형 해치백 i30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GD)을 최초로 공개했다. 버튼 하나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전자 파킹 브레이크’ 장치가 장착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모터쇼장에서 “현대차는 최근 각종 모터쇼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유럽에서 이미 베스트셀링카로 자리 잡은 i30의 후속 모델을 통해 세상을 더욱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세계가 인정한 디자인’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컨셉트카인 기아 GT(프로젝트명 KED-8)와 신형 프라이드 3도어(수출명:리오 3도어)를 선보였다. 프라이드 후속 모델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전략형 모델로 1.1L·1.4L 디젤, 1.25L·1.4L 휘발유 등 네 가지 엔진을 통해 다양한 수요를 맞출 계획이다.

 한국GM은 28.6㎞/L의 높은 연비를 기록한 쉐보레 아베오 1.3L 디젤 엔진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와 컨셉트카 ‘미래(Miray)’도 무대에 올렸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연간 45만 대 정도인 유럽 판매량을 2015년까지 100만 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도 크로스오버차량(CUV) 스타일의 컨셉트카 ‘XIV-1’을 출품했다.

 외국 업체 중 모터쇼의 주최 측이라 할 수 있는 독일 업체가 무대의 중심을 차지했다. 고연비 차량을 대거 무대에 올렸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중·대형차 수요가 줄어들고, 연비 규정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이다. EU는 2014년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를 발효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도 업체별로 2016년까지 평균 연비를 15㎞/L, 2025년까지 23.2㎞/L로 높여야 한다.

 마티아스 비스만 독일자동차협회(VDA) 회장은 “이번 모터쇼는 전기차 모터쇼라 부를 만하다”며 “전통 내연 기관을 장착한 차에서 이젠 하이브리드·전기·친환경 연료 차량으로 세계 자동차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BMW가 공개한 전기차 브랜드인 i3·i8은 압도적인 성능을 과시한다.

 i3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5㎏/m를 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올리는 데 8초가 걸린다. i8의 경우 연비가 EU 기준으로 51㎞/L에 달했다.

 폴크스바겐은 한 번 충전으로 64㎞를 갈 수 있는 1인승 전기차 ‘NILS’를 선보였다.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선보였던 2인승 경차 ‘업(UP!)’의 양산 모델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준중형 B클래스의 신형 모델을 선보였다.

 독일의 친환경차 공세에 맞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자인 일본 도요타는 연비 50㎞/L의 신형 프리우스를 내놨다.

프랑크푸르트=채승기 기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1897년 처음 열린 모터쇼로 올해로 64회째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개최됐으나 독일의 동·서 분할로 1951년부터 서독 프랑크푸르트로 장소를 옮겼다. 91년부터 승용차 중심의 모터쇼는 홀수 해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상용차 중심의 모터쇼는 짝수 해에 하노버에서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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