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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침체 계속된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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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추석 이후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살아날까.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전세난 심화, 사업지연 등의 여파로 쉽게 매수세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속속 사업계획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곳은 재개발 지역이다. 현재 조합원 간 이견과 추가 부담금 등의 문제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재개발 지역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합설립인가일로부터 4년 내에 사업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구역이 해제되는 일몰제가 도입되면서 재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재건축 투자 장벽 많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가 추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 본격화라는 호재와 2년 거주요건 폐지, 장기보유시 양도세 공제 등에 따른 투자 여건이 개선된 반면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 투자 수요의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남아있어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개포나 반포 등의 사업 진행 속도가 더뎌 추석 이후에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며 "최근에 주택대출 금리가 동결됐다 하더라도 연초보다는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보금자리주택 건립 규모 축소 등의 영향으로 과천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인다"며 "추격 매수가 따라주기 위해서는 대출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재건축 시장의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달 초까지 강보합세를 보였던 개포지구 아파트값도 속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 71㎡형의 경우 한주 새 2500만원이 하락하면서 10억9000만~11억45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8월 중순부터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지만 집주인들이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차있어 호가 위주의 시세가 형성돼 있었던 것 뿐"이라며 "가격이 내렸어도 매수를 하려는 투자자가 없는 상태여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마지막 카드로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를 완화 혹은 폐지한다 하더라도 대출이 막힌 상태에선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추석 이후 재개발 조합원 결정 내려야"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재개발 시장의 전망은 재건축 시장보다 더욱 비관적이다. 재개발은 재건축과는 달리 조합원의 주택 및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쉽지 않은 데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관리처분시점에서 추가 부담금이 높게 나와 사업 지연으로 애를 먹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남수 팀장은 "관리처분인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추가 부담금 문제로 조합원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상당하다"며 "최근 답십리17구역이 이 같은 문제를 겪다 SH공사에 시행을 맡기면서 사업이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공공이 개입한다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례로 공공관리자제도의 시범사업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을 들었다. 당초 공공관리자제도 시행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오히려 추진위는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투자수요다. 실거주자가 아닌 투자수요들은 대지지분이 오른 상태에서 매입에 나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업 지연으로 시행 중인 일몰제에 따라 구역지정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추석 이후 매도를 할 것인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재개발 사업은 현재 옥석가리기에 들어가 있어 사업이 추진될 지, 아닐 지에 대한 냉철한 조합언들의 판단이 요구된다"며 "재개발의 방향성도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에 고가에 취득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절반으로 추락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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