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중 구속 마라토너 석방후 완주

중앙일보

입력

완주를 향한 마라토너의 집념은 공권력도 꺾을 수 없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56㎞ 울트라 풀코스에서 벌어진 투오션스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데이브 제이미슨(38)이 레이스 도중 교통경찰과 충돌, 경관폭행 혐의로 구속된 뒤 시민들의 항의로 1시간 만에 풀려나 완주에 성공했다.

사건의 발단은 35㎞ 지점 교차로에서 제이미슨이 갑작스런 근육경련으로 균형을 잃고 교통경찰과 충돌하면서부터. 경찰은 제이미슨이 넘어지는 순간 손으로 머리를 때렸다며 경관폭행 혐의로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이 경찰서로 몰려와 "장거리를 달린 선수에게 남을 때릴 힘이 남아있겠느냐" 며 석방을 요구하는 바람에 경찰도 어쩔 수 없이 1시간 만에 제이미슨을 풀어줬다.

제이미슨은 석방과 동시에 다시 레이스에 돌입, 투혼을 발휘하며 풀코스 컷오프인 7시간을 1분여 남겨놓고 아슬아슬하게 골인했다.

제이미슨은 "마라톤을 뛰어보지 못한 사람은 경련이 뭔지 모른다" 면서 "경찰이 순간적 감정 때문에 지나친 행동을 했다" 고 말했다.

1970년부터 치러진 투오션스 대회는 대서양과 인도양의 수려한 경관을 끼고 달리는 울트라 풀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최고기록은 88년 톰슨 마가와나(남아공)가 세운 3시간3분4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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