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가 구속됐다 풀려나 완주

중앙일보

입력

30대 남자 마라토너가 레이스 도중 교통경찰과 충돌, 경관폭행 혐의로 구속됐다가 시민들의 항의로 1시간 만에 풀려나 완주한`사건'이 남아공에서 벌어졌다.

24일(한국시간) 남아공 일간 '선데이아거스'에 따르면 전날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투오션스(Two Oceans)마라톤대회에서 데이브 제이미슨(38)이란 선수가 35㎞ 지점교차로에서 근육경련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교통경찰과 부딪치면서 쓰러졌다.

경찰은 제이미슨이 넘어지면서 손으로 머리를 때렸다며 수갑을 채운 채 강제 연행했으나 경찰서까지 뒤따라온 관중들과 선수들이 무죄라며 석방을 요구하는 바람에 1시간 만에 풀어줬다.

경찰은 "제이미슨이 고의로 쓰러져 폭행했다"고 밝혔지만 한 목격자는 "35㎞를 달린 선수에게 남을 때릴 만한 힘이 있느냐"며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충돌'의 고의성 여부를 떠나 제이미슨은 석방된 즉시 레이스를 재개, 투혼의 역주 끝에 56㎞ 코스를 컷오프인 7시간을 1분여 남긴 아슬아슬한 기록으로 완주했다.

제이미슨은 "마라톤을 뛰어보지 못한 사람은 경련이 뭔지 모른다"면서 "경찰이 순간적 감정때문에 지나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세계 9천여명의 동호인들이 참가한 투오션스마라톤은 매년 대서양과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수려한 해변도로에서 열린다. (케이프타운<남아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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