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9일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을 위한 수송관의 북한 통과 추진 사업과 관련해 “(남북)협상이 진행 중이며 11월까지는 좋은 뉴스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 대표는 당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게(가스관 북한 통과) 성사되면 남북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홍 대표는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비공개 조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낼 해법에 대한 대화를 장시간 나눴다고 한다. 가스관 통과 사업에 대한 남북협상 연내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홍 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전해들은 대북 협상 정보에 기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들은 관측했다.
홍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만 1시간30분 동안 얘기했는데, 그중 대부분을 러시아-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문제에 할애했다”고 말했다 한다. 홍 대표는 “북한은 가스관 경유 비용으로 1억 달러 이상의 통과료를 받기를 원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했다 한다.
이와 관련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홍 대표가 28일 회동에서 가스관 통과가 남북 협상 타결을 통해 실현되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논란이 됐던 ‘대북 퍼주기’와는 다른 형태의 남북 경제교류가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걸로 안다”고 말했다.
러시아 천연가스 수송관의 북한 통과 사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주 러시아 방문 때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에게 수락 의사를 밝힌 뒤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한 내용의 공개를 꺼려 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29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가스관 통과에 대한 북한 입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아직 파악이 안 됐다”고만 답했다.
또 다른 여권 핵심 관계자는 28일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 “홍 대표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남북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현인택 통일부 장관 교체를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29일 기자들에게 “홍 대표가 이 대통령을 만나 주로 남북관계와 개각을 주제로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시베리아 가스전 사업=한국과 러시아 정부가 2015~2017년 사이에 시작해 매년 100억㎥의 천연가스를 수입·수출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때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사할린 섬의 ‘사할린-3’ 가스전이나 야쿠티야 공화국의 가스전 개발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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