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 차 셋, 110m 허들 오늘 밤 웃을 자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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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류샹

로블레스(左), 올리버(右)

“허들을 다섯 개 넘고 나서는 천천히 달렸다.”-다이론 로블레스(쿠바)

 “몸을 푸는 차원에서 뛰었다.”-류샹(중국)

 “예선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데이비드 올리버(미국)

 남자 110m 허들 경기가 시작됐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 선수 모두 컨디션이 좋았고, 여유 있게 예선을 통과했다.

 남자 110m 허들은 이번 대회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역대 최고기록 1~3위를 보유한 세 선수가 한 대회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의 개인 최고기록 차이는 0.01초에 불과하다. 로블레스가 12초87, 류상(劉翔)이 12초88, 올리버가 12초89다.

 예선 기록은 류샹이 가장 좋았다. 13초20이었다. 류샹은 “천천히 뛰었는데 예선 기록이 예상보다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좋다는 말이다. 실제 그는 허들링이 유연했고 리듬을 타면서 안정적이고 여유 있게 뛰었다. 올리버는 13초27초로 예선을 통과했다. 올리버는 “일단 결승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로블레스는 전체 출전자 가운데 7위인 13초42의 기록을 내면서 예선을 통과했다. 그는 “빨리 달릴 필요가 없는 날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상급 선수들은 예선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컨디션을 점검하는 정도다.

 류샹은 “아마 13초 미만의 기록으로 우승자가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여기고 있다. 로블레스는 “류샹과 올리버 모두 컨디션이 좋아 보여 결승은 흥미진진할 것”이라면서도 “나는 세계기록 경신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버는 “결승 결과는 예측이 힘들지만 누군가는 우승해야 하고 그게 내가 될 수 있다. 스타트만 잘되면 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기록은 올리버가 12초94, 류샹이 13초00, 로블레스는 13초04다. 그러나 라이벌이 함께 뛰는 경기에서는 심리적인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세 명이 함께 뛴 세 번의 경기에서 로블레스가 두 번 우승했고 류샹이 한 번 이겼다. 준결승은 29일 오후 7시, 결승은 같은 날 오후 9시30분 열린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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