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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트윈타워의 위력은 계속될 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작년 시즌 직장 폐쇄의 영향으로 52경기밖에 치루어 지지 않았지만 데이비드 로빈슨 선수와 팀 던컨 선수를 주축으로한 샌 안토니오 스퍼스 팀이 리그 우승을 차지 했다. 팀의 모든 선수들이 다 우승의 주역이지만 그 중에서도 앞의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본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우승 후보로서 평가되는 스퍼스 팀. 이제 정규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고 곧 플레이오프에 들어가게 된다. 로빈슨 , 던컨 두 선수는 작년에 이어 트윈 타워의 위력을 또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트윈 타워(twin tower)'라 함은 말 그대로 센터 포지션에 두명의 장신 선수를 기용하는 더블 포스트 시스템이다. 국내 농구에서도 중앙대, 기아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한기범, 김유택 선수를 가리켜 `공포의 쌍돛대'라 칭했는데 트윈 타워의 국내판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농구에서는 센터 포지션이 매우 중요하다. 막말로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농구는 센터놀음'이란 말이 있듯이 그만큼 농구 경기에서 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런 상황은 NBA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리그 초창기 시절의 조지 마이칸 선수. 그 뒤를 이어 빌 러셀, 월트 챔벌레인, 윌리스 리드 , 왈트 벨라미, 웨스 언셀드, 네이트 써먼드, 카림 압둘 자바 선수 등등 센터 중심의 포스트 플레이가 중심을 이루었다. (물론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이 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1980년대에 들어서 매직 존슨, 아이재아 토마스, 마이클 조던 선수와 같은 줄충한 가드들과 래리 버드, 도미니크 윌킨스 선수 같은 포워드들에 의해 센터 중심의 농구에서 가드 중심의 농구로 바뀌게 된다. 물론 하킴 올라주원, 패트릭 유잉, 샤킬 오닐, 알론조 모닝 선수와 같은 훌룡한 센터들도 계속 등장했지만 옛날(?)이 되어버린 센터들의 전성 시대는 추억으로 남게됬다. 적어도 80년대를 지나 90년대 들어서 마이클 조던을 축으로한 시카고 불스 팀의 독주가 계속 될 때까지 말이다.

앞에서 언급 했지만 조던 은퇴 이후 리그 우승을 차지한 스퍼스 팀은 팬들과 언론에게 트윈 타워의 위력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로빈슨 선수의 은퇴나 던컨 선수의 이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리그에서 그 모습을 보일 트윈 타워. 사실 리그에선 스퍼스 팀보다 먼저 이러한 더블 포스트 시스템을 구사한 팀이 몇몇 있었다.

올 시즌들어 많이 노쇠한 모습을 보여준 휴스턴 로케츠의 센터 하킴 올라주원 선수. 그는 1984년 프로데뷔 이후 약 4년을 트윈 타워 시스템에서 뛰었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팀에 합류한 그는 1년 먼저 똑같은 1라운드 1순위로 팀에 입단한 랄프 샘슨 선수와 함께 트윈 타워를 구성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라주원 선수는 알지만 샘슨 선수에 대해선 잘모른다.

버지니아 대학을 1983년에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랄프 샘슨 선수. 아마 NBA의 역대 거물급 신인들 중에서 이 선수 만큼 주목을 받고 입단한 선수는 없을 것이다. 224cm의 신장을 자랑하는 그는 대학시절 소속 대학의 기록과 그 전의 NCAA기록들을 모두 바꾸었다.전설적인 센터인 빌 러셀, 월트 챔벌레인 그리고 1983년 당시 현역에서 뛰고 있던 카림 압둘 자바 선수의 뒤를 이을 확실한 선수로 평가 받았다.

올라주원 선수가 휴스턴 로케츠 팀에 입단하자 팀은 올라주원 선수를 센터로 놓고 랄프 샘슨 선수를 센터이면서 파워 포워드 자리도 겸하게 하는 더블 포스트 시스템을 적용 단숨에 리그 최강자 자리에 도전하게 된다. 이를 두고 당시 팬들과 언론에서 `트윈 타워'라 불렀던 것이다. 이들은 1986년 NBA결승까지 진출 했으나 보스턴 셀틱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이 `트윈타워'가 향후 10년은 건재하다고 봤으며 조만간 우승을 차지할것 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트윈 타워'는 1987~88시즌 중반에 랄프 샘슨 선수의 트레이드로 인해 끝이 났다.트레이드 이유는 당시 휴스턴 팀의 감독인 빌 피치 씨가 샘슨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싫어했다는 점과 그의 잦은 부상이었다. 샘슨 선수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 새크라멘토 킹스, 워싱턴 불레츠 (현재 위저즈 로 팀 명칭이 바뀜)팀을 거치면서 정말 너무나 허무하게 선수 생활을 마쳤다.

올라주원 선수는 그뒤 홀로 포스트를 지키며 트윈 타워가 아닌 가드-포워드 시스템에 의해 1993~94, 94~95시즌을 2연속 우승하게 된다.

당시 휴스턴 팀의 `트윈 타워'시스템은 다른 팀들에도 영향을 주었다. 198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뉴욕 닉스팀이 1순위로 센터 패트릭 유잉 선수를 뽑자 팀은 그를 파워 포워드로 돌려 당시 팀의 주전 센터인 빌 카트라이트 선수와 함께 제 2의 트윈타워를 구성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리그 강팀이었던 보스턴 셀틱스 팀도 센터인 로버트 패리시 선수와 케빈 멕헤일 선수를 축으로한 포스트를 구성했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팀도 역시 센터 빌 레임비어 선수와 릭 마혼 선수를 축으로 했다.

그 뒤 90년대 들어서 올랜도 매직팀이 199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센터인 샤킬 오닐 선수를 1순위로 지명하고 그 다음해인 199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다시 1순위를 지명하게 되서 크리스 웨버 선수를 뽑았다. 사람들은 올라주원 & 샘슨 선수의 뒤를 이은 제 2의 트윈타워를 기대 했으나 올랜도 매직팀은 웨버 선수를 3순위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팀에 지명된 가드 앤퍼니 하더웨이 선수와 트레이드 하고 말았다. 그래서 트윈 타워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후 스퍼스팀이 9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팀 던컨 선수를 지명하여 데이비드 로빈슨 선수와 함께 트윈 타워를 구성 하게 됬다. 물론 로빈슨 선수가 전성기때의 기량보다는 많이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 던컨 선수가 이를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올 시즌 다시 한번 `트윈 타워'의 위력을 발휘해 리그 2연속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정답은 4월말 플레이오프와 리그 결승전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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