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길라잡이] 레버리지 펀드, 적립식·분할 매수로 리스크 줄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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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최재헌
SC제일은행 투자자문팀 이사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계 증시는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유럽의 재정 위기가 여전히 시장을 뒤흔들 위험 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자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때도 이를 투자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 그중 하나가 한때 헤지펀드의 전유물이었던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차입 또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대상 자산의 수익률을 일정 가중치 이상으로 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2일부터 열흘간 급락했던 코스피는 16일 86.56포인트(4.83%) 급등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고객은 시장 상승에 준하는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레버리지 펀드를 활용한 적극적인 고객들은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얻었다.

 국내에 나와 있는 레버리지 펀드는 대부분 선물을 활용해 주가지수 일일수익률의 1.5배에서 2배를 추구하는 구조다. 투자 자산 중 75%는 주식 현물을 사고 15%는 주가지수선물을 담는다면 투자 자산의 150%가 코스피 지수의 변동에 노출되는 셈이다.

 하나UBS 파워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와 NH-CA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지수 일일 수익률의 1.5배, 대신 Forte 레버리지인덱스1.6펀드는 1.6배, 푸르덴셜 2.2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는 2.2배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레버리지 펀드도 최근 진화를 거듭하며 투자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유리 3대 그룹 1.5배 레버리지펀드는 삼성과 범LG, 범현대 그룹 계열사 중 우량 기업으로 구성된 MKF 3대그룹 대표주 지수의 일일 등락률 1.5배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다. ING 차이나Bull 1.5배 펀드는 홍콩의 중국기업지수(HSCEI)를, 푸르덴셜 미국스피드업 1.5배펀드는 S&P500지수의 일일수익률을 1.5배로 추적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도 늘고 있다.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어 공격적인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는 삼성 KODEX레버리지ETF와 미래에셋맵스 TIGER레버리지ETF, KB Star레버리지ETF가 상장돼 있다. 모두 코스피200지수의 일일수익률을 2배로 추적하는 운용구조를 갖고 있다.

 레버리지 펀드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반면 변동성이 큰 만큼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그만큼 높은 손실을 기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때는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확인하고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도록 적립식이나 분할 매수 전략을 이용하면 레버리지 상품을 보다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재헌 SC제일은행 투자자문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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