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2주새 35억달러 번 사나이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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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공포감에 눌리면서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돈을 날리고 있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떼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 또한 뛰는 사람 위에는 나는 사람도 있다.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트의 대표인 레이 달리오가 '투자의 종결자'로 등극했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최근 2주 사이 무려 35억달러를 벌어 5%의 수익이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로써 자산규모가 710억달러인 브리지워터는 올들어 20%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헤지펀드 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금과 국채 스위스 프랑 등 대거 보유한 안전자산의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인데 이는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과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루스 코브너가 이끄는 캑스턴 어소시에이트나 앨런 하워드의 브레번 하워드 자산관리 등도 최근의 폭락장에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달 들어 각각 2.6%와 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역시 금과 채권의 비중이 높은 상태다.

이들이 승자라면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수십억을 벌었던 존 폴슨은 처절하게 무너졌다. 폴슨의 포지션(미결제약정) 가치는 이달에만 1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그의 대표적 펀드는 올해 들어 31%나 주저앉은 상태다. 다만 그는 상당히 많은 금을 보유 어느 정도 체면을 살렸다.

존 폴슨은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주택시장이 몰락한다는데 베팅해 개인적으로 40억 달러를 벌어들여 일약 투자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8월 들어서만 12%나 빠지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공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의 사례는 아무리 뛰어난 투자자라도 지금의 시장에서는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브리지워터는 이른바 '상대가치'(relative-value) 투자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정 시장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반면 다른 쪽은 죽을 쑨다는데 베팅하는 방식인데 이것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유럽의 성장률에 대해 특별한 우려를 갖고 있던 브리지워터 투자팀은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독일 국채가 오를 것이라는데 베팅한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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