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일본총리 과로로 입원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62)
총리가 격무로 인한 몸의 이상 증세로 2일 새벽 도쿄 도내의 준텐도 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집권 자민당의 한 고위 간부는 3일 오전 총리가 빨리 쾌유될 것 같지 않다며 "2-3일내로 업무에 복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내각 대변인인 아오키 미키오 관방장관은 2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부치 총리가 오늘 오전 1시께 과로로 입원해 검사를 받고 있으며, 확실한 결과가 판명되는 즉시 있는 그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오키 장관은 오부치 총리 본인이 몸의 이상을 호소해 입원하게 됐으며, 이날 문병 때 의식은 있었다면서 상세한 병세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검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부치 총리가 앰뷸런스에 실려가지 않고 자동차를 타고 병원에 갔다고 말하면서 병세에 관해 더 자세히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는 이어 오부치 총리의 임시대리를 두는 문제를 포함한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으나 당 고위간부는 총리가 당분간 복귀하긴 힘들다며 아오키 관방장관이 총리 대행에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부치 총리는 팔다리에 감각이 없다고 호소했다고 지지통신이 자민당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의사들의 검진후 총리는 현재 취침중이라고 지지통신은 덧붙였다.

오부치 총리는 지난 87년 심장병을 앓은 적은 있으나 지난 98년 7월 취임 후 건강상의 문제로 입원하기는 처음이다.

오부치 총리는 최근 홋카이도 우스산 화산 폭발 사건, 연정 파트너인 자유.공명당과의 3당 대표회담, 자유당의 연정탈퇴 표명 등 잇따른 격무로 과로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민당은 모리 요시로 간사장 등 집행부 주재로 오부치 총리의 입원에 따른 대책을 협의했으며, 당내 최대 파벌인 오부치파도 긴급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부치 총리의 이번 입원은 총리의 전권사항인 중의원 해산과 그에 따른 총선거실시, 7월의 오키나와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 등을 앞둔 정국에 영향을 줄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특파원 aad52640@pop01.odn.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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