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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와 자연의 어우러짐… 김옥조교수 도예전

중앙일보

입력

도예가 김옥조(57.이화여대) 교수의 작품전이 지난 24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김교수는 1978년 프랑스로 건너가 10년간 국립고등공예미술학교.파리 제7대학 등에서 유학했다.

프랑스 문화성 초대로 96년 파리 전시회를 열었고 문화성에서는 그의 작품 2점을 구입하기도 했다.

도예전문서를 2권 냈을 정도로 기법 연구에 열심인 그의 작품은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맛을 풍긴다는 평을 듣고 있다.

테이블.소파.화병.촛대 등 생활용품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흙을 빚어 어떤 형태를 만드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처럼 무늬를 넣고 모양을 다듬는 기량을 발휘한다.

가령 탁자를 만들 때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색색의 기하학적 무늬를 도안하기도 하고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한 화려한 소파를 시도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작가의 손' 이 닿은 부분이라면 '우연의 효과' 도 엿볼 수 있다.

벌겋게 그을린 듯한 흔적, 살짝 간 듯 만 듯한 금, 풍화와 퇴적작용을 거쳐 문신처럼 새겨진 무늬…. 흙의 원시적 느낌이 군데 군데 숨어있다.

그래서 미술평론가 송미숙씨는 "인위와 자연, 계산과 직관이 부담없이 어우러졌다" 고 평한다.

작품 배치도 신경을 썼다. 각이 진 것은 직선을, 동그란 것은 곡선을 그리며 배열해 전체적으로 조화를 꾀했다.

김교수는 석.박사 모두 미술사학을 전공한, 도공으로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프랑스 국립고등공예미술학교 졸업 무렵 작업장에서 순간의 실수로 흙 섞는 기계에 한쪽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팔을 치료받는 기간은 흙을 만질 수 없었다. 마냥 죽이는 시간이 무료하고 아까웠던 그는 "이 참에 이론 공부라도 해두자" 하는 마음에서 학위 과정에 들어갔다.

다행히 그후 팔은 작업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회복이 됐다.

내달 2일까지.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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