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갈수록 추워지는 경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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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올들어 처음으로 법원 경매에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2일 “7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가율을 조사한 결과 서울 79.8%, 경기 79.2%, 인천 75.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낙찰가율 80%대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1월(79.2%) 이후 7개월 만이다.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꼽히던 강남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도 78.8%에 그쳐 아파트 경매시장의 가격 조정이 수도권 전반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 낙찰가율도 82.8%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2002년 이후 대체적으로 80% 이상을 유지했으나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 과세 등 부동산 규제가 집중되던 2004년7월~2005년 3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2009년 4월, DTI규제가 수도권 전역에 적용된 이후 주택거래가 침체에 빠졌던 2010년 5월~2010년 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8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도 면적별로 하락폭에 차이를 보였다. 전용면적 85㎡을 넘는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6.7%를 기록했지만,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들은 82.8%를 기록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이 받쳐주는 중소형보다는 중대형 아파트들이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낙찰사례에서도 중대형 아파트의 낮은 인기는 쉽게 확인됐다. 감정가 6억1000만원의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대우푸르지오 114.8㎡은 70.5%인 4억2999만원에 매각됐고, 전용 150㎡의 용산시티파크도 감정가 대비 74%인 14억 원 대에 매각됐다.

인천에서는 감정가 29억7500만원인 송도더샵 퍼스트월드(전용 245㎡)가 65.6%인 19억5300만원에, 경기도에서는 감정가 3억6000만원인 김포시 풍무동 서해(전용 134.6㎡)가 59%인 2억1299만 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80% 붕괴가 추세의 반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 환경의 변화 없이 시장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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