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야권통합 선장 역할 해야지 … 외부 힘에 의존하는 건 직무유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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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손학규(左), 정동영(右)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27일 손학규 대표에게 ‘직무유기’란 표현을 쓰면서 또 한번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일 ‘햇볕정책’을 놓고 손 대표를 공격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엔 손 대표의 ‘야권통합’ 전략을 문제삼았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6일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시민단체·종교계 원로인사들이 ‘야권통합 원탁회의’를 구성한 것을 환영하면서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과 헌신의 정신으로 야권 통합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곧이어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말이 아니라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통합의 배를 띄울 기관사와 선장 역할을 자임해야지, 이를 시민사회에 맡기고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건 직무유기”라고까지 했다. 이 발언에 손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 았다.

  손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한 비주류 인사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통합 노력을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는 것이냐 ”고 비판했다.

 또 정동영 최고위원과 가까운 이종걸 의원은 손 대표에게 공개 서신을 보내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하고 있고, 손 대표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진중공업으로 가는 제3차 ‘희망버스’에 동승해 지지부진한 야권연대의 불씨를 되살려 달라”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는 통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는 선거연대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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