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줄이기 다큐로 ‘최고의 원’ 금상 탄 한인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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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있는 의료 과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환자 안전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만든 재미 한국인 의사 정헌재(34·사진)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의료 경영과 환자 안전을 전공하는 의사다.

그가 만든 비디오가 세계 68개국 3400개의 고등교육기관이 가입한 ‘교육발전 및 지원 협의회(CASE)’에서 주는 ‘최고의 원(Circle of Excellence)’ 금상을 받았다. 이 상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고등교육기관에서 만든 공익 비디오를 전문가들이 심사해 선정한다. 1994년부터 매년 수여한다.

 이 비디오에서 정씨는 해설가로 나온다. 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는 의료 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고민을 토로한다. 또 의료사고 예방법과 양질의 의료 제공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정씨는 몇 년 전 한국에서 환자 안전을 강의했을 때 이를 듣던 한 의사가 “당신이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한답시고 나갔다가 의사의 적이 되어서 돌아왔군요”라고 했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언뜻 제가 하는 일이 의료인이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을 잡아내는 걸로 비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의료 과오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배운 것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일한 경험에서 얻은 교훈들을 조국에 가능한 빨리 전하고 싶고, 그래서 내 나라에서 그런 과오를 한 건이라도 더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2년 한림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공중보건의를 마쳤다. 2005년 15명만 선발하는 존스홉킨스의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 ‘소머 스칼라 (Sommer Scholar)’에 비시민권자로는 유일하게 선발돼 공중보건학 석사(MPH)와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지금은 헬스케어 매니지먼트 및 리더십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006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의료사고 및 환자 안전 전문가 프로그램인 ‘세이프티 스칼라(Safety Scholar)’로 활동 중이다. 국내 서울아산병원·서울대학병원·여의도성모병원 등에서 강의한 적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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