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도 벤처기업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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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흥업소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벤처 기업들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골프 회원권값을 천정부지로 만들고 있다.

16일 골프 회원권 전문업체인 에이스골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꽁꽁 얼어붙으면서 바닥을 쳤던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1억원대 이상의 고가 회원권을 중심으로 불과 2년도 채 못돼 배이상 뛰었다.

작년 연말과 비교해도 일부 회원권의 경우 3달만에 최고 6천만-7천만원이 급등하는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레이크 힐스는 98년 8천5백만원대이던 것이 작년 연말 1억8천만원으로 상승한데 이어 최근 2억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IMF 한파때 7천만원까지 떨어졌던 지산은 최근 2억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연말보다도 6천만원이나 오른 시세다.

98년 1억에서 작년 연말 2억원으로 배로 오른 화산은 3달사이에 6천만-7천만원이 오른 2억6천만-2억7천만원선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시아나, 신원 등도 비슷한 경우로 현재 거래가격이 2억-2억6천만원선이다.

고가 골프 회원권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사상 처음으로 10억원대의 회원권까지 등장했다.

레이크 사이드 법인 회원권이 법인들간에 작년 연말보다 3억원이상 오른 1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골프 회원권 값의 폭등은 최근 코스닥 상장 등을 통해 막대한 여유 자금을 거머쥔 벤처기업과 종사자들이 로비에 필요하며 골프회원권이 양도소득세가 없이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골프회원권 매입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회원권거래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일반 기업체들이나 개인의 고가 회원권 매입은 별로 활발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고가 회원권 값이 폭등하자 최근 1-2년간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했거나 분양이 부진했던 골프장들도 공사를 재개, 앞을 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범 운영중인 파인 크리크는 최근 2억4천만원에 분양, 1주일만에 매진됐다고 자랑했다.
곤지암 그린힐, 마이다스 벨리(구 서광소유), 서원 벨리, 다이너스티, 남강, 미션 힐스, 백암 비스타 등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던 골프장들은 1억-1억5천만원대로 분양가를 올려 그동안의 손실을 일거에 만회를 노리고 있다.

에이스 골프의 송형권영업팀장은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3개월이 주기여서 최근 급등한 가격이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며 "무분별한 매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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