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게놈 연구결과 무료 이용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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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14일 전세계 과학자들이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의 연구결과를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이날 양국에서 동시에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인간게놈 정보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이 모든 인류의 질병 위험을 감소시키고 세계인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인간의 삶의 질 자체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게놈이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용어로 생물에 담긴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하며 인간 유전자가 완전 해독되면 암처럼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모든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양국 정상들은 "이 연구의 모든 기대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디옥시리보핵산(DNA) 의 배열과 그 변이 등 인간 게놈에 관한 모든 기초 자료들을 전세계 과학자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와 클린턴 대통령은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미국의 국립보건연구소(NIH) 와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관련 기관들이 진행하고 있는 국제적인 `인간게놈프로젝트''의 과학자들이 의학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모든 연구결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민간부문에서 유일하게 게놈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셀레라 게노믹스는 일단 인간 유전자 배열을 모두 파악하게 되면 이 정보를 "광범위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레라 게노믹스는 NIH주도의 국제 게놈 연구팀과 만나 연구 진행상황을 공유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셀레라측이 연구결과를 비밀로 할 것을 주장해 논의가 무산된바 있다. 셀레라는 국제공동연구팀과는 달리 이미 6천500건의 인간유전자에 대한 특허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블레어-클린턴 성명은 게놈 연구의 주체들이 기초자료들을 무료로 공개해도 기초 자료를 이용한 발명에 대해서는 특허를 얻을 수 있을 수 있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유전자 연구결과를 이용한 발명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조치는 중요한 건강관련 제품의 개발을 자극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또 인류의 건강 향상과 약품 개발에 헌신하고있는 과학자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인간 유전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인간의 본질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질병을 퇴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생명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30억개에 달하는 염기와 약 10만개로 추정되는 인간 유전자 및 그 배열방법을 파악하는 작업으로, 미국과 영국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위해 내년에만 총 4억4천800만달러의 예산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 인간 유전자 지도는 올해 초안이 나온 뒤 오는 2003년 완성될 전망이다.

[워싱턴.런던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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