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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열심히 돕고 있다” … “대기업이 더 많이 도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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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정 위원장과 허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동 63시티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봉사단 발족 7주년 기념식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방안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도훈 기자]


‘장군 멍군’이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대기업은 열심히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고 했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이 더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63시티빌딩에서 열린 ‘전경련 중소기업경영자문봉사단 발족 7주년 기념식’ 자리에서다.

 허 회장은 이날 “전경련은 우리 경제가 성장하려면 대·중소기업 간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도 많은 대기업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여러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어진 축사에서 “대기업들은 요즘 몰매를 맞는 심정일 것”이라며 “단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비판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억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나 “다소 억울하더라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당위성만큼은 부정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자발적으로 나서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고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내가 원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 의지와 진정성이다. 그게 없다면 아무리 제도로 강제해도 성과를 낼 수 없다”며 “전경련과 대기업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상호 배치되고, 양자를 두고 갈등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동반성장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 과제 중 하나가 아니라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사 도중 허 회장을 바라보며 “전경련이 더 많이 도와주실 거죠”라고 묻기도 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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