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환경운동가들, 배우 디카프리오 '할복식'

중앙일보

입력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최근 자신이 주연한 영화 '비치' 의 태국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 시사회가 열린 방콕의 한 극장앞에서 환경보호운동가들로부터 '가짜 할복식' 을 당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시위자는 디카프리오의 마스크를 쓰고 수백명의 구경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할복 연기를 연출해낸 것. 시위자들은 이 할복식에 대해 원시풍광을 간직하고 있던 피피섬을 훼손시킨 영화에 출연한 디카프리오가 부끄러움을 느껴야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 현장엔 영화가 촬영되기전 야자수가 우거졌던 마야 비치의 작년 풍경이 담긴 사진들도 함께 전시됐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은 '비치' 관람거부운동도 함께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시위자들은 영화촬영지였던 크라비주 주민들이 20세기 폭스사를 상대로 낸 소송과 관련해 청문회가 열린 법정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영화촬영으로 환경이 파괴됐다며 3백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디카프리오는 최근 "20세기 폭스사가 섬의 자연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수많은 쓰레기를 치웠다" 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화 '비치' 는 눈부신 백사장과 원시림을 배경으로 낙원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 좌절을 그린 작품. 지난달 영국과 미국을 포함해 국내에서도 개봉됐으나 작품성과 흥행에서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