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눈물 콧물 쏙…이런 모습 처음이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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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울었다. 콧물까지 보였다. 그에게서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근엄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할 말만 간단히 얘기하던 그였다. 그가 느꼈을 감동의 정도를 짐작케했다.

7일 0시15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격정을 감추지 못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최종 개최지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던 순간이었다.

이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이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었지만 눈가를 적시는 그렁그렁한 눈물은 숨기지 못했다. 코 속에는 콧물까지 고였다.

그는 지난 10년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긴 레이스를 함께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계 미국 스키선수 토비 도슨과 포옹을 하며 기뻐하는 모습 뒤로 이건희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쳤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한국 경영계의 대부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 중 한 사람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때만 해도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번 2018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중에는 "느낌이 좋다"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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