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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야드〉 3주째 1위 수성!

중앙일보

입력

전반적으로 흥행수입들이 저조한 가운데 3월 3일에서 5일까지의 북미주말흥행에서 브루스 윌리스와 매튜 페리가 주연한 갱스터 블랙 코메디 〈나인 야드(The Whole Nine Yards)〉가 717만불을 벌어들여 3주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올해 1위를 차지한 영화중 〈아이 오브 비홀더〉에 이어 두 번째 낮은 수입이다. 1천만불이하의 저조한 수입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 올해들어 벌써 네 번째인데(〈넥스트 프라이데이〉, 〈아이 오브 비홀더〉와 〈나인 야드〉 2회), 이는 올초 미 흥행시장이 다소 침체되어 있음을 확실히 반영하고 있다.

〈나인 야드〉의 예상밖의 선전으로 새롭게 10위권 진입 영화들이 이번주말의 2위부터 4위까지를 차지하였는데 흥행수입은 모두 형편없었다. 마돈나 주연의 새 개봉작 〈넥스트 베스트 씽(The Next Best Thing)〉은 2위를 차지하였으나 고작 587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그쳤고, 이번 주말부터 전국확대개봉에 들어간 〈마이 독 스킵(My Dog Skip)〉이 간발의 차이인 586만불의 수입으로 3위를 차지하였다. 또다른 개봉작인 〈드로잉 모나(Drowing Mona)〉 역시 이들과 근사한 580만불의 낮은 수입으로 4위를 차지하였다.

이어서 예상밖으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SF 스릴러 〈피치 블랙(Pitch Black)〉이 507만불의 수입으로 지난 주말에 이어 5위를 유지하였고, 지난 주말 2위를 차지하였던 체비 체이스 주연의 가족용 코메디물 〈스노우 데이(Snow Day)〉는 480만불의 수입으로 지난 주보다 4계단이나 내려간 6위에 그쳤다.

이와 같이 저조한 흥행성적들중에서도 특히, 일부 흥행 분석가들이 이번 주말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견하였던 게리 센들링 주연의 개봉작 〈어느 별에서 오셨나요?(What Planet Are You From?)〉는 불과 301만불의 수입만을 올려 흥행순위 14위에 그치는 치욕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 주말의 이러한 저조한 흥행결과의 원인에 대하여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의 대표인 폴 데저베리언은 "이번 주말 흥행 10위안에 절반이상이 코메디 영화(주로 어른들을 위한)였다. 하지만 이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수는 이 모두를 커버할만큼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한 주말에 세편씩 영화를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분석하였다. 결국 한정된 관객층에 비하여 같은 장르들의 영화들이 비슷한 시간대에 너무 많이 개봉한 것이 모두에게 흥행실패를
불렀다는 것이다.

근소한 차이이지만 이번 주말 2위를 차지한 파라마운트사의 〈넥스트 베스트 씽(The Next Best Thing)〉은 끊임없이 변신하며 인기를 유지해온 인기스타 마돈나와 최근 〈형사 가젯트〉로 어설픈 연기를 선보였던 루퍼트 에버릿이 주연을 맡은 (그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이어 다시 게이역을 맡았다) 성인용 드라마이다. 마돈나는 주연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리메이크하여 영화속 삽입곡으로 히트시키기도 하였는데, 그녀는 이곡을 올해 슈퍼볼 게임장에서 열창하여 영화의 흥보효과를 높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영화는 저조한 흥해수입을 올린 그녀의 전작 〈에비타〉보다도 오히려 더 낮은 성적을 기록하게 되었는데, 97년 1월 개봉한 〈에비타〉의 개봉주말 수입은 840만불이었고, 최
종적으로 5040만불의 흥행수입을 기록하였었다.

애비(마돈나)와 로버트(애버릿)은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가진 둘도 없는 친구이다. 어찌보면 완벽한 커플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 만한 이들이 서로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로버트가 게이이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영화를 만든 이들은 애버릿과 줄리아 로버츠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보여준 베스트 프렌즈 커플을 모델로 하였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밤 과음한 이들에게 운명의 장난이 일어나고 애비는 로버트의 아기를 임신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아들 샘의 행복을 위하여 같이 가족으로 살 것을
결심하게 된다. 비록 이들은 완벽한 가족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완벽한 가족이란 '차선(next best thing)'일 뿐이다.

이렇듯 "현재 미국에서 가족이란 의미는 무엇인가?"란 주제를 부각시킨(그렇다고 잭 니콜슨 주연의 〈파이브 이지 피시즈〉와 같은 깊이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는 〈미드나이트 카우보이〉로 오스카상과 베를린 상을 수상했던 죤 슐레징거가 연출을 맡았고, 〈마이키 이야기 3편〉의 연출을 하기도 했던 토마스 로펠류스키가 각본을 담당했다.

종전의 마돈나 영화들에 대하여 적당히 호감을 보여주었던 (특히 〈수잔을 찾아서〉와 〈딕 트레이시〉에서) 평론가들은 그녀의 신작에 대하여는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었다.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절뚝거리는 코메디"라 이 영화를 칭하였고, LA 데일리 뉴스의 글렌 휩은 "진짜 끝없이 늘어뜨린 연속극같다."고 악평하였다. 특히 마돈나의 오랜만의 연기에 대하여는 이구동성으로 포문을 열었는데, 뉴스데이의 잰 스튜어트는 그녀의 연기에 대하여 "매력없고 부자연스럽다."고 일축하였고, 달라스 모닝 뉴스의 필립 원치는 "'따분함'이라는 단어는 그녀에게나 영화자체나 모두 해당되는 단어다."고 평했다.

이번 주말의 또다른 개봉작인 〈드로윙 모나(Drawing Mona)〉는 인디 영화사인 데스티네이션사가 〈배츠(Bats)〉와 〈아이 오브 비홀더〉에 이어 세번째로 전국배급을 하는 영화이다. 명콤비 베티 미들러와 데니 드비토가 주연하고 〈트루 라이즈〉와 〈할로윈〉의 여전사 제이미 리 커티스와 〈스크림〉 시리즈의 니브 켐블이 공연하는 이 코미디물의 감독은 〈뉴저지 드라이버〉와 HBO(홈 박스 오피스)의 TV물 '오즈(Oz)' 및 '소프라노스(The Sopranos)' 등을 연출하였던 닉 고메즈이다.

'이런 작은 마을이 뉴욕 주위에 있었나'할 정도로 작은-하지만 맨하탄의 북측에 위치한 작고도 조용한 마을 페어플랑크에서 어느날 큰 사건이 발생한다. 마을주민의 미움을 한몸에 받던 모나 '디어리'(베트 미들러)가 그녀의 애차 유고를 몰고 허드슨강에 뛰어들어 죽은 것. 보안관 '와이어트' 래쉬 (대니 드비토)가 사건의 해결에 투입되고, 여러 용의자들(커티스, 켐블 등)을 대상으로 수사는 진행되면서 조용하던 마을에는 일대 소동이 일어난다.

〈넥스트 베스트 씽〉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도 평론가들은 만만찮은 악평을 퍼부었는데, 애틀란타 저널-콘스티튜션의 하프 얼스타인은 "얼마전 개봉한 그녀의 주연작 〈그녀가 위대하지 않나요(Isn't She Great)〉와 함께 미들러는 새 천년의 최악영화중 두편을 그녀의 크레딧에 올리게 되었다."고 조소섞인 반응을 나타내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이 영화를 보는 중간쯤되어서 관객들은 감독이 조금 더 통이 컸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왜 모나밖에 익사시키지 않았을까? 다른 망할 연기자들도 모두 익사시켜버리면 좋을텐테."라며 출연진의 연기에 두손을 저었다. 다만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와 같이 일부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최악의 연기를 바
탕으로한 최악의 영화"라는데 합의를 한 듯 보였다.

개봉 7주째인 지난 주말 단 21개 극장에서 상영되어 6만 3천불의 수입을 올려 주말 흥행 54위에 머물렀던 〈마이 독 스킵(My Dog Skip)〉은 이번 주말 무려 2331개로 극장수를 늘여 확대개봉에 들어가자 순식간에 51계단을 뛰어올라 3위를 기록하였다.

1942년, 2차대전 시기의 미시시피주를 배경으로 한 이 성장영화의 주연은 인기 TV물 "말콤 인 더 미들(Malcolm in the Middle)〉의 프랭키 뮤니즈로서 〈프레지어(Frasier)〉에서 명연기(?)를 펼치는 견공 무스가 공연한다. 이번이 두 번째 극영화인 늦깍이 신예감독 제이 러셀은 이 영화의 비약적인 흥행상승에 대하여, 가족단위의 관객이 함께 웃고 울며 영화종료후 이야기를 나눌만한 영화가 이번 주말에 별로 없기 때문에 배급사인 워너 브러더즈의 적절한 전국확대개봉시기 선정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이 영화의 제작비는 7백만불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 지금까지의 총수입은 659만불이다.

이번 주말 흥행결과에 대하여 가장 난감해한 영화사는 소니 산하의 콜롬비아사였다. 바로 그들이 이번 주말 흥행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자신하던 일명 에이리언 섹스 코메디 〈어느 별에서 오셨나요?(What Planet Are You From?)〉가 흥행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흥행참패
를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영화사의 예측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는 인간을 닮은 외계인이 지구의 여인을 임신시키기라는 특명을 받고 지구로 오지만 정욕보다는 사랑의 감정이 행복함을 깨닫는다는 다소 황당하면서 재미있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HBO의 인기 토크쇼 "래리 샌
더스 쇼"를 통하여 자신의 인기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코메디언 게리 샌들링이 주인공인 외계인 해롤드 역을 맡았고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라있는 아네트 베닝이 그의 상대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그렉 키니어, 〈맨 인 블랙〉의 린다 피오렌티노, 〈바톤 핑크〉의 존 굿맨, 〈간디〉의 벤 킹즐리 등 괜찮은 조연진들이 출연하였고, 감독이 〈졸업〉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고 〈실크우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 왕년의 걸작을 만들었던 마이크 니콜스라는 점도 흥행예감과 영화적 완성도에의 기대를 부추겼다.

이러한 여러 성공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흥행참패한 것에 대하여 콜롬비아사의 대변인인 에드 러셀은 "분명히, 평론가들의 혹평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발표하면서, "더군다나 이번 주말 코미디물들끼리의 경쟁이 너무 심했던 것도 한 원인이었던 것 같다."
고 배급시기가 잘못되었던 점도 자인하였다.

러셀이 전하듯이 평론가들은 정말 심하게 이 영화에 혹평을 퍼부었는데, 콕스 뉴스 서비스의 게리 슈완의 경우는 "이 우주크기의 재난덩어리를 정말 마이크 니콜스가 만들었을까?"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였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올해의 가장 불쾌한 영화."로 정의를 내렸다.

한편, 이들 전국개봉작 외에 뉴욕의 14개 극장에서만 개봉된 짐 자무쉬 감독의 〈고스트 독 : 사무라이의 길(Ghost Dog : The Way of Samurai)〉은 16만 6천불의 수입을 올렸는데, 극장당 수입만을 따지면 11,857불을 벌어들여 10위권내 영화들보다 훨씬 높은 성적을 기록하는
좋은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두편의 영화 〈레인디어 게임(Reindeer Game)〉과 〈원더 보이즈(Wonder Boys)〉가 각각 476만불과 405만불의 수입으로 7위와 8위를 기록하였고,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나란히 오른 〈아메리칸 뷰티〉와 〈사이더 하우스 룰스(The Cider House Rules)〉가 이러한 막대한 무료 흥보효과에 힘입어 각각 403만불과 402만불의 비슷한 흥행수입을 올려 9위와 10위를 차지하였다. 이중에서 〈아메리칸 뷰티〉가 개봉 25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9301만불로서 조만간 1억불을 돌파할 전망이다. 또 올해벽두를 장악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스크림 3〉은 개봉 5주째인 이번 주말 286만불의 수입으로 15위를 차지해 벌써 10위권밖으로 사라졌는데 지금까지의 총수입은
8215만불로서 아마 전작들과 같은 수입을 벌어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 릴레이션사에 따르면 이번 주말 3일동안 상위 12위까지의 영화들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5876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의 수입보다 28%가 감소한 결과이고, 〈애널라이즈 디스〉가 1840만불의 훌륭한 성적으로 1위로 개봉하였던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도 17%가 감소한 수치이다.

하지만 이러한 흥행약세는, 이어지는 주말에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의 SF 대작 〈미션 투 마르스(Mission to Mars)〉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홉번째 문(The Nineth Gate)〉이 개봉되면 크게 전환될 전망이다. 특히 슈퍼볼 경기도중의 광고방송으로 크게 화제를 모은 (마치 〈인디펜던스 데이〉가 그랬듯이) 〈미션 투 마르스〉의 경우는 작녀의 〈매트릭스〉가 그랬듯이 프리섬머 시즌의 최강자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개봉 주말의 흥행성적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나인 야드〉
〈넥스트 베스트 씽〉
〈마이 독 스킵〉
〈드로잉 모나〉
〈어느별에서 오셨나요?〉
〈피치 블랙〉
〈스노우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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