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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e-메일에 비위 제보 쏟아져”… 구본준 부회장 부패 척결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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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구본준(60·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사내 부정·부패를 엄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 보낸 CEO 메시지에서 “정도경영 위반 행위를 확인해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다. 장문의 메일에는 ‘정도경영’이 수 차례 언급됐다. 부패 척결에 나선 삼성그룹에 이어 LG전자도 집안 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구 부회장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올 5월에 만든 직통 e-메일 계정으로 각종 비위 사실에 대한 제보가 쏟아진 게 발단이 됐다.

 구 부회장은 “많은 임직원이 의미 있는 의견을 보내줬는데 가슴 아픈 것은 메일 가운데 정도경영에 관련한 제보가 적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정도경영이야말로 글로벌 1등 LG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행동방식임을 강조해 왔는데 위반 행위가 사라지지 않은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미국 7대 기업으로 꼽히다 2001년 파산 신청한 미국 에너지회사 엔론을 예로 들기도 했다. “엔론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된 것도 바로 정도경영에 대한 무지와 방관 때문이었다. 정도경영을 몸소 실천하지 않고서는 결코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 구 부회장은 “제보된 사례에 대해 하나하나 진위 여부를 확인해 비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며 단호한 의지를 내비쳤다.

 올 상반기 실적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구 부회장은 “더 이상 실적이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전진하는 일만 남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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