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양약의 흥겨운 어울림

중앙일보

입력

대중가요.클래식을 국악과 접목해 새로운 음악문화를 창출하는 공개 라이브 프로가 마련된다.

MBC가 7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12시20분 방송하는 '퓨전 콘서트-가락' . 1996년 방송됐다가 시청률 논리에 밀려 문을 닫았던 '샘이 깊은 물' 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좀 달라진 면이 있다. 악기나 창법에서 국악적인 느낌이 분명한 크로스오버 음악인 위주였던 '샘이…' 에 비해 '퓨전…' 은 외양이 완전 양악이라도 리듬.음색 등에서 한국적인 느낌이 들면 모두 출연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한결 컨템퍼러리 팝(동시대 대중음악) 냄새가 난다.

첫회 출연 가수를 보면 금방 드러난다. 인기힙합그룹 업타운이 자신들의 새 음반에서 흑인리듬으로 재해석한 '한오백년' 을 들려주고 윤도현 밴드가 태평소.해금.아쟁의 도움을 받아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 를 연주한다.

또 경기명창 김영임씨가 '긴 아리랑' '해주 아리랑' 을 부를 때는 피아노 반주가 들어간다.
역시 구전민요를 서구적 창법으로 부르는 소리꾼 김용우가 피아노 반주에 맞춰 황해도 민요 '풍구소리' 를 부르며 퓨전 클래식 밴드 살타 첼로는 첼로.피아노.베이스.드럼.색소폰으로 '옹헤야' 를 연주한다.

양악 음악인이 나올 때는 윤중광씨가 지휘하는 서울 시립 국악단 밴드가 국악풍 반주를 해주며, 연주자 전원에게 모니터(연주자가 연주도중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로 라이브에서 필수다) 를 지급해 라이브 프로 다운 분위기를 낸다는 계획이다.

장태연 책임프로듀서는 "국악프로가 전무하다는 반성의식에서 만들게 됐지만 동시대 대중의 감각을 파고들 수 있는 친근한 내용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포맷을 시도했다" '며 "국악을 월드뮤직으로 자리잡게 하고 싶다" '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퓨전 콘서트를 소화할 가수가 국내에 드문데다 편성 시간대가 심야여서 방송사의 끈기있는 지원이 요구된다.

진행은 'MBC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 주연 '탤런트 이태란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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