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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물 위아래로 흔들린 건 드문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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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가 위아래로 흔들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물을 지지하는 기초부재 일부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층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63빌딩 전망대에 서면 예민한 사람의 경우 울렁거림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크노마트 프라임센터의 경우 위아래로 흔들려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해당 시간에는 지진파도 관측되지 않아 상하진동은 건물 내부 이상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홍성걸(건축학) 교수는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초구조물이나 수직부재가 갑자기 파손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이런 손상이 발생하려면 임의적으로 구조변경을 했다는 것이 전제”라고 설명했다.

 39층이나 되는 고층 건물에 진동계측기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윤성원(건축학) 교수는 “진동계측을 해 주파수를 분석해야 원인이 나오는데 테크노마트처럼 높은 건물에 진동계측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진동계측기 설치에 대한 기준이 없어 해외 기준을 차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반 침하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울시립대 권기혁(건축공학) 교수는 “테크노마트가 한강변에 자리 잡은 건물임을 고려하면 최근 폭우로 뻘 지형에 물이 유입해 수위가 변하면서 건물을 움직였을 수 있다”며 “지반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 지반 보강 전까지 건물을 재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화여대 신영수(건축학) 교수는 지반 침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신 교수는 “프라임센터만 흔들렸기 때문에 지반침하 가능성은 없다”며 “지반이 내려가면 건물에 외형적인 손상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풍백화점은 옥상에 무게가 과도하게 실려 내려앉은 사례였다”며 “이번의 경우 고층부에 있던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느꼈다는 걸 보면 삼풍백화점과는 다른 사례”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급작스러운 기류 변화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남형석·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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