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인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장 정경원 KAIST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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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디지털 디자인 진흥책을 펴겠습니다. "

디자인진흥원이 1970년 문을 연 이래 공무원 출신이 아닌 민간인으론 처음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원장에 선임된 정경원(鄭慶源.50)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산업디자인과).

원장 공채에 20명이 몰렸는데 여기저기서 미는 사람이 있어 상급 관청인 산업자원부가 인선하는데 두달 가까이 진통을 겪었다.

결국 디자인 정책 업무는 물론 디자인 창작.이론을 두루 아는 전문가인 鄭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 79년부터 5년동안 이곳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적도 있어 15년만의 '금의환향' 인 셈이다.

鄭원장은 "전자제품 등 일부 산업디자인 분야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른 만큼 정부가 이끌고 민간이 쫓아가는 식의 낡은 정책사고를 바꿀 때" 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온 뒤 미국.영국에서 각각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84년 KAIST 산업디자인과 창설을 주도했고 많은 논문과 저서를 통해 디자인 정책 방향을 제시해왔다.

그의 석사논문 제목도 '산업디자인 정책에 관한 연구' 다. 특히 지난해 펴낸 책 '디자인 경영' 은 민.관이 함께 지향해야 할 기업경영 전략을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세계적인 사이버 서점 아마존을 예로 들면서 "디지털 시대의 산업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이나 홈페이지를 보기 좋게 꾸미는 게 아니라 제품.서비스 그 자체" 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제품.서비스의 기능을 편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부가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산업디자인의 요체라는 것. 이를 위해 정보.지식 사회의 산업 패러다임을 업체 최고경영자들이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鄭원장은 올해와 내년 말에 서울에서 잇따라 열리는 세계그래픽디자인총회와 세계산업디자인총회를 한국의 산업디자인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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