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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애리조나 올 시즌 전력평가

중앙일보

입력

LA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조에 속해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 시즌 조수위를 차지하고도 디비전시리즈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올해도 내셔널리그 서부조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로서도 정상급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랜디 존슨으로 대표되는 선발투수진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전투수였던 앤디 비니스를 트레이드했지만 대신 데려온 브라이언 앤더슨도 손색없는 선수이며 오마 달, 아만도 레이노스 등은 어느 타선이라도 거뜬히 막아낼 재목이다. 단,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인 타드 스타틀라이어의 몸상태가 별로라는 것이 코칭스탭의 걱정.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지명도가 떨어진다. 4번타자를 맡을 것이 확실한 매트 윌리엄스가 강타자이긴 하지만 다른 구단 간판타자들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격이 처지는 감이 있다.

수비진에서는 우익수였던 토니 워맥이 유격수로, 1루수였던 트래비스 리는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아직 새 포지션에 적격인지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 문제. 그만큼 투수진에게 부담이 된다.

◆ 지난해의 화끈한 방망이를 보여줄 것인가.

대답은 ‘노’. 그러나 지난해 52게임에 출장해 타율 3할2푼9리, 홈런 11개를 뽑아낸 에루비엘 두라소가 풀시즌을 5번타자로 활약할 수 있어 매트 윌리엄스, 제이 벨, 루이스 곤잘레스, 스티브 핀리 등 노장타자들의 부담이 덜게 된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 구원투수진은 튼튼한가.

비록 선발투수진의 막강하더라도 이들을 도와줄 구원투수진은 약한 느낌을 준다.

김병현을 비롯해 러스 스프링거, 브래드 클론츠, 대런 홈스에다 노장 짐 코시까지 오른손 구원투수를 넘치도록 끌어모았지만 딱히 누구라고 찍을만한 재목이 없다. 현재로서는 스프링거와 클론츠가 가장 확실하며 홈스는 등부상, 김병현은 미완의 대기로 약간 처진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레그 스윈들과 댄 플리색, 두 왼손 구원투수진도 미지수.

◆ 포지션 이동의 효과는.

앞서도 언급한대로 토니 워맥을 유격수로 트래비스 리를 우익수로 이동시킨 것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다.

오직 믿기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부터 이적해오면서 2루수에서 우익수로 자리바꿈했던 워맥이 지난해에는 무난히 제 역할을 했다는 사실. 그는 5피트 9인치에 159파운드로 전형적인 유격수의 체형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지만 과연 한 선수가 3가지 다른 포지션에서 골고루 활약할 수 있을지는 불안하다.

트래비스 리의 경우는 더 불안하다. 그는 에루비엘 두라소 때문에 1루수 자리에서 밀려난 것이지 결코 그가 우익수에 적합한 선수이기 때문은 아니다.

게다가 지난해 잦은 부상과 함께 극심한 타격슬럼프에 빠졌던 리인지라 구단은 4년전 1,000만달러나 지불약속한 것이 낭비가 아닐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

◆ 선발투수진의 명성과 실력은 정비례인가.

다이아몬드백스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구단으로 손꼽히는 가장 결정적 이유는 막강 선발투수진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바꿔말해 선발투수진이 무너지면 졸지에 별볼일없는 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이영 수상자인 랜디 잔슨이 부동의 에이스임은 분명하지만 36살이란 나이가 부담이다.

체력이 저하된 만큼 버틸 수 있는 이닝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야구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물론 잔슨이 타격의 도움을 제대로 받으면 지난 시즌의 17승9패보다는 훨씬 더 많은 승수를 올릴 것이다.

타드 스타틀마이어는 어깨근육이 고장난 상태. 심각한 것은 아니어서 비록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아무래도 정상컨디션은 아니며 결국 시즌 후반에 큰 탈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구단이 40세의 노장투수 마이크 모건을 비상 선발투소로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도 바로 스타틀마이어의 부상을 우려해서다.

오마 달은 구력이 붙을수록 성적은 향상돼왔지만 지난 시즌 막바지에 갑자기 난조에 빠졌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만도 레이노스도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다.

브라이언 앤더슨만 모든 잠재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상태.

결국 선발투수진이 시즌 내내 체력을 유지하고 부상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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