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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전공·진로 체험 프로그램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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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내에도 건물과 도로가 많지만 각각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은 이름이 없어요. 여러분이 창의력을 발휘해 그 이름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지난 17일 건국대 서울캠퍼스. 뙤약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연못 주변에 모인 40여 명의 학생들이 김기덕 교수(문화콘텐츠학과)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건축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짓는 네이밍 실습 중이다. 건국대가 주최한 이날 전공 체험프로그램에는 문화콘텐츠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전국 고 2·3학년들이 참여했다.

전공 미리 체험하며 진학·진로 설계

 이들은 오전엔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수업을 한데 이어 캠퍼스 시설을 견학하면서 이름을 붙이는 실습을 했다. 오후엔 스토리텔링 수업을 한 뒤 문화콘텐츠학과 재학생들과 전공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 3학년인 이다혜양은 “고교에서 배운 영상미디어 제작기술에, 콘텐트 창작능력을 더한 시나리오 작가가 될 결심을 했다”며 이날 체험 참가 후 소감을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전공 체험활동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소양을 길러야 되는지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이 같은 전공별 체험활동을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접수를 시작하기 전인 7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모의전형 참가해 체계적인 수험준비를

 체험행사는 입학사정관제 고교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대학입시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고 있지만 수험생들은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학들이 전형·전공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모의면접에 참여하면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점을 알아볼 수 있다. 대학 전공을 체험하면 진학·진로 계획을 세우는 데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심사서류인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진로나 전공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보여주는 자료로도 쓸 수 있다.

 대학별 체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가톨릭대는 ‘함께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했다. 학부모·교사·입학사정관이 평가위원이 돼, 고2·3 학생을 대상으로 공동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대학’은 학생이 가톨릭대를 방문해 토론·면접·적성검사 등 모의전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리더, 잠재능력우수자, 가톨릭교회지도자추천 등 가톨릭대 3개 전형을 체험할 수 있다.

 건국대는 2009~2011학년도 입시에서 건국대 지원율이 높았던 고교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실험·실습, 교수 특강, 대학생 멘토링 등으로 구성해 전공과 진로 방향을 제시해준다. 경희대의 ‘잠재력 향상 프로그램’은 입학사정관 전형 모의평가를 1박2일 캠프로 연다. 교수사정관들이 참여해 독서토론, 창의적 문제 해결·발표 등 실전과 같은 모의면접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지역교육청과 함께하는 입학사정관 전형 컨설팅도 운영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고교가 대상이다.

 부산대도 입학사정관 전형 절차·방식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체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순천향대는 입학사정관 전형 체험과 함께 1일 대학생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고 1~3학년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한양대도 고2를 대상으로 입학사정관 전형 모의면접을 실시한다. 전주대는 진로탐색-전공탐색-심화전공체험 순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조선대도 진로탐색-전공선택·체험-입학사정관 전형 준비-모의전형 체험 등 4단계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학 준비방법을 체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반고생도 참여하는 과학 전공 체험
 
 경희대는 이공계 전공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기 위해 여름방학 중에 우주과학캠프도 열고 있다. 동국대는 고1·2학년을 대상으로 ‘전공바로알기’ 1박2일 캠프를 열어 5개 단과대학별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울산과학기술대와 카이스트는 수학·과학·영어 교과성적이 우수한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로봇 제작, 과학 실험 등을 체험하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과학 재능을 가진 인재를 찾기 위해서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고문)은 “진학·진로를 먼저 정한 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양대 한호철 입학사정관은 “전공교수 특강, 대학생 멘토링, 모의전형, 입시상담 등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취약점을 찾아 보완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설명] 1.건국대 전공체험활동에 참가한 강민주(왼쪽 두 번째)양과 김진우(왼쪽 세 번째)군이 문화콘텐츠학과 재학생인 박수용(왼쪽)·문주희씨의 도움을 받아 캠퍼스 네이밍 전공 실습을 하고 있다.2.건국대 전공체험활동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대학생들과 함께 창의력 수업을 체험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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