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출신 3인방 현대 투타 핵심으로 등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차려진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스프링캠프에서는 코칭 스태프의 시선이 온통 LG트윈스에서 옮겨온 이적생 3인방에 쏠리고 있다.

작년말 현대로 트레이드되어온 외야수 심재학(28)과 98년에 옮겨온 투수 임선동(27), 97년말 이적한 내야수 박종호(27) 등 3명의 LG 출신 이적생들이 투타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동안 LG에서 투수 수업을 받았던 심재학은 다시 타자로 복귀, 전보다 한층 타격 실력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번째 팀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 5번타자로 나선 심재학은 3타수 2안타를 때려내 상대팀 박진만과 함께 가장 좋은 타격 감각을 뽐냈다.

타격 연습 때도 연신 빨랫줄 타구를 외야쪽으로 뿜어내고 있는 심재학은 지난해투수 변신 실패에 따른 공백을 거뜬히 메웠다고 자신하고 있다.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을 받곤 하던 타격 폼을 고쳤고 무엇보다 타격에 대한 집중력이 늘었다고 박종훈코치는 설명했다.

특히 고교-대학-LG에서 내내 4번 타자를 맡던 자신이 자칫 주전자리도 뺏길 지모른다는 절박감을 난생 처음 느낀 탓인지 연습 강도가 LG 시절과 비교가 안된다.

몸무게가 무려 7㎏가 빠졌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타격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심재학은 "투수 경험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앞으로 투수들과의 수읽기 싸움에 한 수 앞서 갈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타자 때 초구를 안 치기로 이름난 그는 투수 생활을 하면서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임선동의 부활은 더욱 코칭 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서 3이닝이나 던진 임선동은 심재학에게 안타 1개를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곁들여 9타자를 쉽게 요리했다. 볼 스피드가 145㎞까지 나왔고 제구력도 마음먹은대로 구사됐다. 스프링캠프에서 나온 볼 스피드가 대개 시즌때보다 5㎞가량 처지는 것이 통설이라면 시즌에 들어가면 150㎞안팎의 강속구까지 기대가 된다.

임선동 역시 '더 이상 밀려날 데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이미 혹독한 국내 훈련으로 아픈 곳 하나 없이 체중도 7㎏이 줄어 몸이 가쁜해진 것이 재기의 가장 큰 윈인.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 '메이저리그급' 투수라는 칭찬과 한 때 시즌 11승까지따낸 지난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재기의 몸부림이 성공을 눈 앞에 둔 것이다.

이들보다 먼저 현대에 둥지를 튼 박종호 역시 한층 원숙해진 수비 솜씨와 눈에띠게 향상된 타격 실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스위치 타자인 박종호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왼쪽 타석이 다소 불안했다"면서 "이제는 왼쪽 타석에서도 자연스럽게 방망이가 돌아가 완벽한 스위치 타자가 됐다고 본다"고 박종호를 평가했다.

김재박감독은 "심재학은 5번 타자, 임선동은 제3 선발투수, 박종호는 2번 타자겸 2루수로 기용할 생각"이라며 "마운드와 타격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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